48분간 비행하다 중계 ‘뚝’…스페이스X 우주선, 절반 성공 거둬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달·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이 14일(현지시간) 세 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에서 궤도 도달에는 성공했지만, 낙하 도중 분해되면서 절반의 성공을 거두는 데 그쳤다.
스페이스X는 이날 오전 8시 25분(미 중부시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 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을 발사했다.
스타십의 시험비행은 우주비행사가 탑승하거나, 위성과 같은 화물이 적재되지 않은 무인 비행이었다. 스페이스X는 발사 전 30분부터 온라인으로 이번 시험비행 과정을 생중계했다.
발사 후 하늘로 날아오른 스타십은 계획대로 3분가량 지났을 때 전체 2단 발사체의 아래 부분인 '슈퍼헤비' 로켓이 상단 우주선 스타십에서 순조롭게 분리됐다.
이후 스타십은 고도와 속도를 높이며 약 48분간 비행을 이어갔다.
최고 시속은 2만6천㎞가 넘었고, 고도는 지구 저궤도로 일컬어지는 200㎞를 넘어 234㎞까지 도달했다.
하지만 발사 후 49분가량 지난 시점에 예정된 대기권 재진입을 시도하던 중 중계 화면이 끊겼다.
스페이스X 중계진은 스타십이 낙하 도중 자사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와 연결이 끊겼으며, 스타십 자체의 데이터 흐름도 끊겼다면서 "두 신호가 동시에 끊긴 것은 우주선을 잃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몇 분 뒤 결국 우주선을 잃었으며, 아마도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동안 불타거나 바다에 추락하면서 분해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계획대로라면 스타십은 궤도비행을 마친 뒤 발사 후 약 65분(1시간5분) 만에 인도양에 낙하할 예정이었다.
먼저 분리돼 떨어진 슈퍼헤비 로켓은 발사 장소와 가까운 멕시코만 바다에 입수할 예정이었으나 계획대로 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스페이스X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이날 스타십 시험비행이 끝난 뒤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스타십이 인류를 화성으로 데려다줄 것",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로켓이 생명을 다행성으로 만들 것"이라고 썼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빌 넬슨 국장도 X 계정에서 "스페이스X의 성공적인 시험비행에 축하한다"며 "우리는 인류를 달로 돌려보내고 화성을 바라보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큰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외신들도 이번 시험비행이 완전히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스타십 개발 과정에서 큰 이정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스페이스X는 지난해 4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스타십의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로 끝난 바 있다.
첫 시도에서는 스타십이 이륙 후 하단의 슈퍼헤비 로켓과 분리되지 못하고 약 4분 만에 자폭했고, 두 번째 시도에서는 스타십이 하단 로켓에서 분리되는 데는 성공했으나 8분 만에 통신이 두절돼 10분 만에 자폭했다.
스타십에는 경로를 벗어나 목적지가 아닌 곳으로 갈 경우 자폭(self-destruct) 기능을 작동하도록 설계돼 있다.
스타십은 머스크 테슬라 CEO가 달과 화성에 사람과 화물을 보낸다는 목표로 스페이스X를 설립하고 수년간 개발해온 우주선이다.
길이 50m, 직경 9m로 우주선 내부에 150t까지 적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 우주선을 싣고 발사되는 역대 최대 로켓 슈퍼헤비(길이 71m)와 합체하면 발사체의 총길이는 121m에 달한다.
특히 슈퍼헤비 로켓은 정상적으로 작동할 경우 추진력이 1천700만 파운드에 달해 역대 가장 강력한 로켓으로 평가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보유한 발사체 중 가장 힘이 센 '우주발사시스템'(SLS·추진력 880만 파운드)보다 2배 강력하다.
스타십은 NASA가 반 세기 만에 인류를 달에 보내려고 추진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3단계 임무에 2026년 사용될 예정이다.
이에 NASA도 스타십의 지구궤도 시험비행 성공 여부에 주목해 왔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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