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5선' 서병수 vs '북구 2선' 전재수…부산 북구갑 '낙동강 혈투'

부산CBS 박진홍 기자 2024. 3. 1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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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 여기]'낙동강 벨트' 핵심 부산 북구갑
부산시장 출신 5선 서병수, 지역구 바꿔 6선 도전
북구 한 우물 판 2선 전재수, 높은 인지도로 '수성'
전문가 "만덕1동 선거구 조정, 막판 리스크가 변수"

4·10 총선에서 부산 북구갑은 5선 중진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과 이곳에서만 내리 2선을 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 두 현역 간 '낙동강 혈투'가 펼쳐진다.

'낙동강 벨트' 최대 격전지…선거구 조정 변수까지

 
낙동강이 흐르는 북구갑(옛 북·강서구갑)은 부산에서 상대적으로 야권 지지세가 강한 '낙동강 벨트' 중에서도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이곳은 박민식 전 의원과 전재수 의원 두 사람이 무려 20년 가까이 맞대결을 펼친 지역으로 유명하다.

두 사람은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처음 맞붙었다. 첫 대결은 박민식 전 의원이 18.77%p 차로 승리했다. 두 사람이 다시 맞붙은 2012년 제19대 총선도 박 전 의원의 승리로 끝났지만, 득표율 차는 4.79%p 차로 크게 줄었다.

세 번째 맞대결이 펼쳐진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결국 결과가 뒤집혔다. 전 의원은 11.85%p 차로 박 전 의원을 따돌리고 국회에 입성했다. 네 번째 '리턴 매치'인 2020년 제21대 총선은 개표 내내 엎치락뒤치락 승부가 이어진 끝에 전 의원의 2.01%p 차 승리로 끝났다.


치열한 전투가 남긴 후폭풍은 상당했다. 전 의원에 2번 연속 패배한 박 전 의원은 2022년 돌연 경기 분당갑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며 작별을 고했다. 이 여파로 지역 분위기가 험악해졌고,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 직전까지도 새 당협위원장을 내세우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선거전 초반까지는 대항마가 없는 전 의원의 무난한 승리가 관측됐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5선 중진 서병수 의원을 부산진갑이 아닌 이 지역에 전략공천하면서 이 지역은 낙동강 벨트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게다가 선거구 조정이라는 돌발 상황까지 펼쳐졌다. 기존 북강서갑 지역구에서 만덕1동이 북구을로 편입됐는데, 이는 전 의원에게는 매우 뼈아픈 결정이다. 만덕1동은 지난 4차례 총선에서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전 의원이 박 전 의원에게 승리한 주요 텃밭이다.

'뚝심' 전재수 수성이냐, '관록' 서병수 탈환이냐

 
이 지역 탈환에 나선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은 수십 년간 정치 경력을 통해 쌓은 관록을 바탕으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그는 2000년 부산 해운대구청장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 2002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해운대·기장갑에 당선돼 같은 지역에서 내리 4선을 했다.

서 의원은 2014년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해 오거돈 당시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하지만 2018년 부산시장 재선에 도전했으나 오거돈 후보에 패해 자리를 내줘야 했다. 이 패배로 입지가 불투명해졌지만 2년 뒤 치러진 제21대 총선에서 부산진갑에 전략공천을 받았다. 민주당 김영춘 전 의원과 대결해 3.49%p 차로 신승, 5선 의원이 됐다.

국민의힘 서병수 부산 북구갑 예비후보. 서병수 후보 캠프 제공


그에게 북구는 새로운 도전이지만, 부산시장 이력과 성과를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서 의원은 "시장 시절 위대한 부산 시대를 낙동강에서 열겠다고 말했다. 북구를 일하고 살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도시로 바꿔낼 자신이 있다"고 공언했다.

지역구를 지켜야 하는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오랜 세월 북구에서만 한 우물을 팠다. 초중고 모두 북구에서 나온 그는 동국대에서 정치학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제2부속실장과 국정상황실 행정관을 역임했다.

2006년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부산 북구청장 선거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이후 북·강서갑 국회의원 선거에서 두 차례 연속 패배했지만, 선거 과정에서 다진 입지로 결국 제20대 총선에서 선거 4수 만에 국회의원이 돼 재선까지 했다. 박민식 전 의원과 4차례 대결을 벌인 끝에 그가 수도권으로 눈을 돌리게 한 건 전 의원이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 북구갑 예비후보. 전재수 후보 캠프 제공


그는 지금껏 이뤄 온 지역 밀착형 의정활동 성과를 강조하며 3선에 도전하고 있다. 전 의원은 "상대가 달라진다고 민심이 달라지고 제가 달라질 것은 없다. 함께 울고 웃으며 함께 변화를 성취하는 '우리 일꾼'이 필요하다는 북구의 민심을 믿는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 인지도가 높은 전 의원에게 다소 유리한 상황이라면서도, 선거구 조정이나 '막말' 등 막판 리스크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부경대 차재권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 의원이 오랫동안 지역구 관리를 탄탄하게 해왔기 때문에 서 의원이 가진 중량감 등을 고려하더라도 (상대가) 쉽지 않을 거라고 본다"라면서, "만덕1동이 북구을로 넘어간 게 전 의원에게는 아픈 부분이며, '막말' 등 마지막 판세를 흔들 요소들이 향후 1~2주 사이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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