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200억도 가능할텐데...' ABS 최적화된 포수 출신 야수가 있다? 사령탑도 "진짜 포수 장비가 참 어울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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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겸 포수 출신의 천재 타자.
올 시즌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가 도입하면서 이제 포수의 프레이밍 능력은 사실상 필요가 없어졌다는 게 대세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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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강백호를 다시 '포수 강백호'로 갑자기 떠올린 사령탑이 있었다. 바로 소속팀 사령탑인 이강철 감독이었다. 물론 심각하고 진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도 충분히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만한 내용이기도 했다.
올 시즌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가 도입하면서 이제 포수의 프레이밍 능력은 사실상 필요가 없어졌다는 게 대세론이다.
ABS 시대에 최적화된 포수로 갖춰야 할 능력으로 '블로킹'과 '어깨', 이 두 가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감독도 "결국 이제는 프레이밍이 필요 없는 것 같다. 블로킹 잘하고 송구 잘하는 포수가 1등 아닌가. 이제 어떻게 잡는지는 의미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사령탑이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떠올린 선수. 강백호였다. 곧바로 이 감독은 "그럼 (강)백호를 (포수) 시켜야 하는데"라면서 말을 이어 나갔다. 때마침 강백호가 더그아웃에서 장비를 챙기고 있었다.
이 감독은 "(강)백호야. 너 포수 시키려고 하는데 어떠냐"며 농담을 한 뒤 "ABS 체제에서는 그냥 잡기만 하면 된다. 프레이밍은 안 해도 된다. 네가 포수를 본다고 하면, (김)준태와 (강)현우는 집에 간다고 할지도 모르겠는데(웃음). 백호야. 한번 생각해보자. 굿 아이디어 아니냐"고 말하며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자 강백호는 "저는 좋은데, 생태계가 파괴될 것 같은데요"라고 했다. 이 감독이 재차 권하자 강백호는 "저는 어디라도 좋습니다"라며 쿨하게 말한 뒤 더그아웃을 떠났다.
계속해서 이 감독은 "(장)성우가 그만둘 때쯤 한번 생각해봐야겠다"며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뒤 "그런데 저는 백호가 예전에 포수로 한 번 나가면서 장비를 찼는데, 그렇게 참 잘 어울리더라. 사진 하나 찍으라고 했다. 너무나 잘 어울렸다. 백호한테 '너 진짜 잘 어울린다'는 말도 했다. 포수로 뛰면 몸값도 훨씬 올라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 고민은 다 끝나는 건데…. 일단 (포수는) 자기가 자신 있는 포지션이다. 거기에 나이까지 어리다"며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을 다 털어놓았다.
이 감독이 '포수 강백호'를 떠올린 건 지난 2019년 4월 20일 사직 롯데전이었다. 당시 KT가 포수를 엔트리에서 모두 소모하면서, 9회말 강백호가 긴급하게 포수 마스크를 쓰며 김재윤(현 삼성)과 호흡을 맞췄다.
강백호는 프로 무대에 온 뒤로는 주로 지명타자와 1루수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다 박병호가 합류한 이후에는 외야수로 이동했으나, 아직 수비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는 못했다. 강백호는 올 시즌에도 외야수를 보긴 하지만,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할 예정이다. 그런 강백호가 만약 ABS 시대에 언젠가 전격적으로 포수 마스크를 쓴다면, 이는 그야말로 생태계를 뒤흔들 핵폭탄급 화제가 될 전망이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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