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원 이상 떨어진 환율…다음주 ‘1200원대 진입’ 분수령

이정윤 2024. 3.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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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엔화 강세에 환율 1310원대로 ‘급락’
다음주 3월 FOMC서 ‘점도표 수정’에 촉각
BOJ 마이너스 금리 해제·YCC 철폐도 관심
전문가, 다음주 기점으로 ‘환율 추가 하락’ 전망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20원 이상 하락하면서 1310원대로 내려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냈고,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 가능성에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면서 원화 강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다음주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회의 이후 환율이 1200원대로 추가 하락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크다.

미·일 통화정책 변화 기대감에 ‘원화 강세’

사진=AFP
1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11.0원)보다 3.1원 오른 1317.6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간 환율은 한 달가량 1330원 레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8일과 11일 이틀간 20.6원 하락하며 급하게 1310원대로 진입했다.

지난 7일(미국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준이 금리인하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확신을 가지기까지 그 시점이 멀지 않았다고 언급하면서 시장은 비둘기(통화완화 선호) 발언으로 해석하며 환율 하락을 견인했다. 다음날인 8일에는 미국의 2월 실업률이 3.9%로 상승해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으면서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가 유지됐다. 이에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비슷한 무렵 엔화도 강세로 전환되면서 달러 약세는 더욱 지지됐다. 그간 달러·엔 환율은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50엔대를 지속했으나 지난 8일 약 한 달 만에 146엔대로 떨어졌고, 이날까지 150원선 아래서 거래되고 있다. BOJ가 이달 금리를 인상하며 통화정책을 변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美점도표 수정·日마이너스 금리 해제 주목

최근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달러와 엔화의 방향성을 잡아줄 이벤트들이 다음 주에 몰려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3%대에 고착화하는 조짐이 강해지는 상황에서 오는 19~20일(현지시간) 열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발표할 점도표(기준금리 전망표)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미국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연준이 6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한 뒤 연내 총 0.7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내 총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한 연준 자체 전망 중간값과 일치한다.

이처럼 시장에선 올해 연준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이번 점도표에서 두 차례 인하로 수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한다. 이는 달러 약세 기조가 흐트러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BOJ가 오는 18~19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현재 일본은 단기 금리를 연 -0.1%, 장기 금리를 연 0±1%로 동결하고 있다. BOJ가 이를 해제하면 2007년 2월 이래 17년만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것이다.

BOJ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와 함께 기준금리를 단기와 장기 두 가지로 운영하는 장단기금리조작(YCC) 철폐도 검토하고 있다. 또 2010년부터 시작한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 등 위험자산 매입도 마무리할 전망이다.

1300원대 유지냐, 1200원대 진입이냐

사진=한국은행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다음주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회의 이후에 환율이 추가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환율 하락 폭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다음주 시장이 기대했던 대로 연준이 금리인하에 무게를 싣는다면 환율은 1300원 밑으로도 내려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인하 횟수를 축소한다던가, 인하 시점을 늦추는 메시지가 나온다면 1300원에서 환율 하단이 지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이번 FOMC에서 점도표가 높게 조정된다면 금리 인하를 천천히 한다는 뜻이므로 환율은 1400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점도표는 크게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내 두 번의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위원이 한 두명 정도로 증가할 것 같다”며 “하지만 점도표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조정된다고 해도 금리 인하 기조에는 변함이 없어, 환율은 1300원 아래로 하락을 시도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반면 다음주 이후에도 1300원대는 유지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BOJ 통화정책 변경 기대에 환율은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1300원을 하회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한다고 해도 한동안 통화정책은 완화적으로 유지가 될 것이고, 달러도 급격히 약세를 보이긴 힘든 만큼 환율도 현 수준에서 10원 정도 추가 하락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윤 (j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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