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새 어선사고 잇따라…봄철 사고 잦은 이유는
무리한 조업·안전불감증 여전…조기 입항 강제해야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최근 어선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해양 안전에 빨간불이 커졌다. 경남 통영 욕지도 인근에서 어선이 뒤집힌 채 발견된 사고에 이어 일주일 새 또 사고가 반복되면서 정부의 해상 안전사고 대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4일 오전 4시15분께 경남 통영시 좌사리도 남서방 약 2.3해리 해상에서 쌍끌이대형저인망어선 '제102해진호(139t)' 침몰 사고가 발생했다. 11명이 탄 어선이 침몰해 10명이 구조됐지만, 3명이 숨지고 1명은 실종됐다. 앞서 지난 9일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방 약 37해리 해상에서 제주선적 29t급 근해연승어선이 전복됐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졌고, 실종된 5명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불과 일주일 새 어선사고가 잇따르면서 20명 가까이 숨지거나, 실종될 만큼 봄철 어선 사고는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진다.
봄철 반복되는 어선사고 원인으로 예상하지 못한 해상 기상 변화와 미숙련 출항 증가, 안전불감증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기후 변화에 따라 예상치 못한 기상 악화가 잦아지고 있다. 봄철로 접어드는 시기에 해상에 강한 돌풍이 불거나, 안개가 끼는 등 기상 악화가 수시로 반복된다. 어선이 너울성 파도를 맞으면 복원성이 낮아져 중심을 잃고 전복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이사장 김준석)이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MTIS)을 통해 지난 5년(2018~2022년)간 발생한 선박 충돌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총 1261건의 선박 충돌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선박 충돌사고로 총 52명이 사망하거나 실종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5년간 전체 해양사고는 총 1만4381건으로 이중 선박 충돌사고(1261건)가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불과했다. 하지만 계절별 선박 충돌사고를 보면 봄철 발생이 전체의 21.3%(269건)에 달했다. 이중 어선 간 충돌사고가 39.4%(106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지난 5년간 선박 충돌사고로 인한 사망·실종자(52명)의 34.6%(18명)가 봄철에 발생했다.
지난 5년간 전체 선박 충돌사고에서 선종별로는 어선의 충돌사고가 가장 많았다. 충돌사고 선박의 절반 이상인 69.4%(875건)가 어선이었다. 이어 화물선 8.64%(109건), 기타선 6.42%(81건)였다. 상대적으로 사고가 적었던 선박은 여객선과 수상레저기구로 각각 2.3%(29건), 1.5%(19건)이었다.
어선 중에서는 근해어업선(339건)의 충돌사고가 가장 많았다. 지난 5년간 선박 충돌사고로 인한 사망실종자도 어선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충돌사고의 88.5%(46명)가 어선원이었다.
지난 5년간 선박 충돌로 인한 사망실종자 발생(52명) 사고의 주요 원인은 '경계소홀(16명)'과 '항행법규 위반(11명)'이었다.
지난 5년간 선박 충돌사고가 자주 발생한 해상은 제주와 전남, 경남 통영과 충남 보령 인근으로 나타났다. 이중 경남 통영 해상에서 선박 충돌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가장 컸다.
선주들은 어선사고 원인으로 무리한 조업도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선장은 "봄철 해상 기상 상황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기상 상황을 수시로 파악하고, 풍랑 특보가 내려지면 조기 입항해야 하지만 생계가 걸려 있다 보니 무리한 조업에 나서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전 규정과 안전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풍랑특보가 발효되면 해경이 어선들을 안전 해역으로 대피시키거나, 조기 입항을 유도하고 있지만, 강제 사항이 아니다 보니 일부 어선들은 해경 유도에 따르지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어선 안전사고 반복되자, 긴급 안전 점검에 나섰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종합상황실에서 행정안전부와 국방부, 해경 및 관련 지자체와 함께 최근 발생한 어선사고 관련 수색·구조,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지원 상황을 점검했다.
강 장관은 "인명 구조와 수색 등에 만전을 기해 주기를 바란다”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막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조업 현장에서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 제고를 위한 노력도 병행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오는 20일까지 긴급 안전사고 예방 활동을 실시한다. 연근해 어업인 및 단체, 수협 어선안전조업국을 대상으로 봄철 안전사고 경각심 고취와 어선안전조업을 지도하고, 구명조끼 착용과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에 대한 긴급 점검도 이뤄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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