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배당에 실적 회복 신호탄…지주사 CJ, 재평가 탄력 받나

김은령 기자 2024. 3.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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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대해부]⑮CJ, 고질적인 지주회사 저평가, 밸류업이라면?
[편집자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계기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오히려 프리미엄으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릅니다. 짠물배당, 소액주주에게 불리한 지배구조 재편, 밸류트랩 같은 주가 역선택 등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한국 기업들의 본질가치가 재조명되고 주가수준도 한단계 레벨업 될 것입니다.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을 밸류업 종목들의 현황과 디스카운트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보겠습니다.

CJ 주가 추이/그래픽=최헌정
지주회사는 대표적인 저PBR주다. 게다가 장기 소외로 주가 수준이나 밸류에이션도 높지 않다. 반면 타 업종 대비 주주환원 정책은 선도적인 편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결정 직후 주목받긴 했지만 여전히 저평가 상태다. 지주회사 가운데 주목받고 있는 곳은 CJ다. 밸류업 수혜 뿐 아니라 자회사 실적 회복이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 엔터테인먼트, 운송, 생명공학 등 사업 포트폴리오도 안정적인 부문과 성장성이 높은 부문으로 고르게 포진돼 있다.
◇실적 개선 시작됐다...주가 발목잡던 부진 계열사 회복
14일 주식시장에서 CJ는 전일 대비 4.13% 오른 9만5800원로 마감했다. CJ 주가는 지난해부터 큰 부침을 겪었다. 지난해 4월 증권가에 몰아친 차액결제거래(CFD)의 유탄을 맞고 3개월도 안돼 주가가 반토막(47.6%) 가까이 하락했다. 당시 유통물량이 적었던 CJ도 관련설에 휘말리며 하한가 사태 당시 급락세를 맞았다. 11만원대였던 주가가 6만원대로 수직낙하 한 것. 그로부터 반년 후, 자회사 실적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지난달 10만원을 회복한 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CJ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41조3530억원으로 전년대비 1% 늘었다. 영업이익은 2조390억원으로 5.3% 감소했다. 그러나 4분기부터 주요 자회사들의 개선세가 나타나면서 이익 개선세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CJ매출액은 약 1% 늘어난 10조6660억원, 영업이익은 5734억원으로 74.6% 늘었다.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국내 가공식품 판매량 회복과 미국 시장 강세로 실적 모멘텀이 회복되었고 부진했던 CJ CGV는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CJ올리브영은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고 CJ대한통운 역시 안정적이다. CJ ENM 역시 콘텐츠 파이프라인 확대 등으로 4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예상하고 있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과 CJ ENM은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 추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CJ올리브영 등 신유통의 견조한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다른 사업군도 불황기가 지났다"고 판단했다.
CJ 실적 및 주주환원/그래픽=최헌정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저평가 벗어나려면
CJ는 식품&식품서비스, 생명공학, 물류&유통,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등 4개 주요 사업군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 CJ그룹의 지주회사다.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사업안정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각 사업군의 핵심 계열사들은 각 업계에서 선두의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우수한 사업경쟁력을 갖고 있다. 아울러 주력 계열사간의 사업리스크 상관성이 낮아 위험 분산 수준이 높다.

순자산가치(NAV) 대비 주가 할인율은 40%, PBR(주가순자산비율) 0.6배로 저평가받고 있다. CJ 순자산가치의 대부분은 자회사 가치인데, CJ올리브영 등 자회사 기업 가치 상승도 긍정적이다. 지난 2021년 글랜우드PE에 투자를 받을 당시 1조8000억원으로 평가됐던 기업가치는 최근 5조5000억원으로 언급된다.

국내 대부분의 대기업 지주회사가 이와 같이 저평가 영역에 있지만 기업 밸류업 정책을 계기로 이를 탈피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타나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가 적고 지배구조 측면에서 기업 가치 제고에 소홀할 수 있는 구조기 때문이다.

정책적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독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기업 스스로 디스카운트 요소를 제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특히 지난 밸류업 발표 때는 빠졌지만 상속세율 인하 논의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기업의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위해서는 상속세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승계를 앞두고 있는 CJ 역시 상속세 인하 논의와 무관하지 않다.

◇'배당 서프라이즈'...주주환원 어디까지?
CJ는 지난 2019년 이후 매년 현금 배당을 늘려가는 기업이다. 지난 2019년 결산배당 1450원에서 2021년 2300원, 2022년 2500원을 거쳐 지난해 결산 배당은 3000원으로 대폭 상향됐다. 지난해 대비 20% 증가한 셈이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CJ는 배당 컨센서스를 10% 이상 상회한 지주회사 가운데 유일한 배당 서프라이즈 기업"이라고 말했다.

앞서 CJ는 지난해 2월 2023~2025 사업연도 배당정책에서 별도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70% 이상 배당 정책을 선언한 바 있다. 이는 지주회사 가운데서 높은 편이다. 삼성물산은 60-70%, LG가 50%, 롯데지주 30% 이상의 배당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CJ의 경우 올해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만큼 배당액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자사주 소각 등의 추가적인 주주환원책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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