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특훈·강정호 스쿨' 잠실 거포 김재환은 살아날까

CBS노컷뉴스 이우섭 기자 2024. 3. 15. 05: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두산 베어스 김재환. 연합뉴스


2010년대 중후반 '잠실 좌타 거포'로 불렸던 두산 베어스 김재환(35).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성적은 내리막을 걸었다.

부진을 겪는 동안 매년 봄 목표는 언제나 '부활'이었다. 김재환도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최악의 한 해였던 작년 시즌이 끝나자마자 '국민 타자' 이승엽 감독의 특훈을 받았고, 미국으로 건너가 '강정호 스쿨'까지 다녀왔다.

김재환은 이번 시즌엔 정말로 부활할 수 있을까.

시범 경기 타율 4할 1푼 7리…'밀어친 홈런'도 기록


1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시범 경기. 1회초 1사 2루 두산 김재환이 1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시작은 좋다. 김재환은 올해 시범 경기 4경기에 나서 1개의 홈런을 포함해 12타수 5안타 4타점 3득점을 기록 중이다. 타율은 4할1푼7리, 장타율은 8할3푼3리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 14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시범 경기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에서 김재환의 방망이가 폭발했다. 이날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한 김재환은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1회말 2사 2루에서 첫 타석을 맞은 김재환은 좌익수를 넘겨 펜스를 맞히는 큼지막한 2루타를 때려내며 1타점까지 올렸다. 4회말엔 선두 타자로 나서 우전 안타를 기록했고, 후속 타자들의 안타가 이어지며 홈 베이스를 밟기도 했다.

첫 홈런은 시범 경기 개시와 동시에 터졌다. 김재환은 지난 9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회 첫 타석 상대 투수 하영민의 체인지업을 밀어쳐 좌월 투런포를 날렸다.

이날 김재환은 이 홈런을 포함해 2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쾌조의 컨디션으로 시범 경기를 시작했다. 이어진 11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2회초 안타를 생산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최고점 찍은 뒤 최저점으로…김재환의 2024년은?


지난 2018년 MVP를 수상한 김재환. 연합뉴스

아직 김재환의 부활을 논하기는 매우 이른 시점이다. 하지만 조짐이 보이는 것은 소속팀 두산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김재환은 2016년 37홈런, 2017년 35홈런, 2018년 44홈런을 때려내며 잠실구장의 거포 좌타자로 군림했다.

특히 김재환은 2018년 139경기에 나서 44홈런 176안타 133타점 104득점을 기록했고, 타율은 3할3푼4리를 올리며 선수 생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시즌 뒤 김재환은 정규 리그 최우수 선수(MVP)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내리막이 시작됐다. 이듬해인 2019년 15홈런 타율 2할8푼3리에 머물렀고, 2020년엔 30홈런을 치긴 했지만 타율은 2할6푼6리로 더 떨어졌다. 2021년도 27홈런 타율 2할7푼4리로 예전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두산은 김재환에 희망을 걸었다. 2021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 김재환과 4년 총액 115억 원에 초대형 재계약을 맺은 것.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경기력 하락세는 더욱 심해졌다. 2022년 23홈런 타율 2할4푼8리를 기록한 데 이어, 작년 시즌엔 10홈런 타율 2할2푼을 남겼을 뿐이다.

하마터면 두 자릿수 홈런도 못 칠 뻔했다. 2023시즌 기록은 김재환이 두산에서 주전으로 자리 잡은 이후 가장 좋지 못한 성적이다.

'김재환 살리기'에 이승엽까지…'강정호 스쿨' 효과도?


연합뉴스

두산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김재환 살리기'에 나선 것.

'국민 타자' 이승엽 감독까지 가세했다. 이 감독은 2023시즌이 끝난 직후인 11월 마무리 훈련 기간에 김재환과 '일대일 맞춤 훈련'을 진행했다.

베테랑 선수가 마무리 훈련까지 완주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감독은 김재환에 적극적으로 다가갔고, 김재환 역시 이를 받아들였다.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가 주도하는 훈련 강도는 높았다. 이 감독은 김재환의 타격 훈련을 옆에서 지켜보며 하루에 공 600개 이상을 치게 했다고 한다. 이 감독은 당시 훈련이 끝난 뒤 "팀의 중심 타자가 마무리 훈련에 참여해 정말 성실하게 훈련했다. 정말 고맙다"고 마음을 표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재환은 '이승엽 특훈'이 끝나자마자 휴식까지 반납하고 미국 LA로 넘어갔다. 이른바 '강정호 타격 아카데미'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강정호가 김재환의 부진을 분석한 영상을 개인 유튜브 채널에 올렸고 이를 본 김재환이 강정호의 교습을 받게 된 것이다.

김재환은 지난 1월 '이승엽 특훈'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표한 바 있다. 김재환은 "11월 마무리 훈련 때 (이 감독님이) 훈련에 많은 시간을 쏟아주셨고, 코칭을 해주셨다"며 "내용이 좋았던 것 같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강정호 스쿨에 대해서도 "최근 6년을 앞에 잘했던 3년, 그 뒤에 안 좋았던 3년으로 크게 나누어 보면, 그동안 어떤 점이 변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며 "좋았던 점과 안 좋았던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과가 나오려면 3개월 정도는 지나야 알 것 같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승엽 특훈'과 '강정호 스쿨'의 효과는 잠실 좌타 거포를 살려낼 수 있을까. 어느덧 30대 중후반대 나이에 접어든 김재환에게 2024시즌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CBS노컷뉴스 이우섭 기자 woosubwaysandwiches@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