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보수 줄이고 창사 이래 첫 배당···'주주 달래기' 나선 ICT 기업들

양지혜 기자 2024. 3. 15. 05: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엔씨소프트(036570)가 27년 만에 처음으로 이사 보수 한도를 50억 원 삭감한 가운데 NHN(181710)은 역대 첫 현금 배당을 실시한다.

15일 ICT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28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를 기존 20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삭감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사 보수한도 줄인 반면 현금배당 실시
주가 반토막난 데다 소액주주 힘 세지며
주주 투자심리 달래기 나선 ICT 기업들
판교에 위치한 NHN 본사. 사진 제공=NHN
[서울경제]

국내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엔씨소프트(036570)가 27년 만에 처음으로 이사 보수 한도를 50억 원 삭감한 가운데 NHN(181710)은 역대 첫 현금 배당을 실시한다. 지난 2020년을 기점으로 실적이 꺾이기 시작한 가운데 주가도 반타작 나면서 투자심리 회복에 나선 모습이다.

15일 ICT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28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를 기존 20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삭감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엔씨소프트가 이사 보수 한도를 줄인 것은 1997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7798억 원과 영업이익 1373억 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31%와 75% 줄었다.

엔씨소프트와 같은 날 주총을 개최하는 카카오(035720)는 이사 보수 한도를 지난해와 동일한 80억 원으로 동결했으나 이사진 수가 기존 7명에서 8명으로 1명 더 늘어나기 때문에 단순 계산했을 때 임원 1명이 가져갈 수 있는 몫은 줄었다. 사실상 이사 보수 한도 삭감이나 다름 없는 셈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ICT 기업들의 ‘비용 절감’ 기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엔씨소프트와 카카오 외에도 네이버, 카카오게임즈(293490) 등 주요 기업들이 지난해 큰 폭으로 줄인 이사 보수 한도를 올해도 동결하기로 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이사 보수 한도를 기존 150억 원에서 80억 원으로 감축했고, 카카오게임즈와 넷마블(251270)도 120억 원에서 80억 원으로 삭감한 바 있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NHN은 27일로 예정된 정기 주총에서 1주당 500원씩 총 169억 원을 현금 배당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네오위즈도 28일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1주당 245원씩 총 50억 원을 현금 배당하는 안건을 올릴 계획이다. NHN과 네오위즈 모두 사상 첫 현금 배당이다.

이 외에도 엔씨소프트는 게임사 중 가장 큰 규모인 1주당 3130원씩 총 636억 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웹젠도 1주당 300원씩 총 88억 원을 현금 배당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총 1190억 원과 267억4000만 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할 예정이다. 특히 카카오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전체 발행주식 0.44%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주요 ICT 기업들이 경영진의 보수는 줄이면서 현금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는 것을 두고 ‘주주 심기 관리’에 나섰다고 해석한다. 대부분의 ICT 기업 실적이 코로나19 이후 가파르게 꺾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가는 곤두박칠 치고 있다. 실제로 엔씨소프트와 NHN 주가는 고점 대비 각각 80%, 40%가량 급락한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영진들의 보수를 줄임으로써 리더들은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주주들에게는 배당을 통해 보상을 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최근 행동주의 펀드 등의 활동이 이어지면서 소액주주들의 입김이 세지고 있는 것도 기업들의 행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양지혜 기자 hoje@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