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개교 막아선 공사비…"상가 3년째 공실인데" 날벼락[르포]

조성준 기자 2024. 3. 15.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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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9월에 개교하려던 학교도 내년 3월로 미뤘어요."

공사비 갈등 문제가 국립대학교 설립도 가로막았다.

동남편 부지는 고려대학교(세종)에서 2028년 개교를 목표로 공사를 벌이고 있다.

공동캠퍼스는 물론 산업단지와 대학교 등 배후수요를 기대하고 지산에 투자했지만, 이번 공사 중단으로 연내 개교가 무산되면서 실망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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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로 번진 공사비 분쟁]
14일 찾은 세종시 집현동 세종공동캠퍼스 공사 현장. 최근 공사비 인상을 놓고 벌어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됐다./사진=조성준 기자

"원래 9월에 개교하려던 학교도 내년 3월로 미뤘어요."

공사비 갈등 문제가 국립대학교 설립도 가로막았다. 세종시 공동캠퍼스 설립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공사인 대보건설이 공사비 인상 문제를 놓고 협상이 벌어지던 중 대보건설의 공사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공동캠퍼스의 연내 개교가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캠퍼스 예정지 주변은 더욱 침울해졌다.
공사비 갈등에 멈춰 선 세종공동캠퍼스 현장
14일 찾은 세종시 집현동 세종공동캠퍼스 공사 현장. 캠퍼스 입주가 예정된 대학교의 마크가 공사현장 가림판에 걸려있다./사진=조성준 기자
14일 세종 공동캠퍼스가 들어설 예정인 세종특별자치시 집현동 일대는 공사 중단 여파로 조용했다. 올해 9월 개교를 목표로 공사가 진행됐던 만큼 상당 부분 공정이 진행돼 여러 동의 건물의 실체도 확인할 수 있었다. 공사 차량은 전혀 드나들지 않고, 일부 현장을 지키는 인부만 오갔다.

이 캠퍼스는 융합교육·연구효과 극대화를 위해 대학과 외국 교육기관이 한 곳에 입주하는 신개념 대학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대보건설은 2022년 LH와 해당 현장에 연면적 5만8111㎡ 규모로 대학입주공간 5개동과 바이오지원센터, 학술문화지원센터, 학생회관, 체육관, 주차장 등 총 9개동을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대보건설은 지난 5일 세종시 행복도시 4-2 생활권 공동캠퍼스 건설공사 18공구 현장 공사를 중단했다. 공사비로 인해 벌어진 갈등으로 관급 공사가 멈춘 사례는 이 현장이 처음이다. 특히나 지난해 말 한 차례 멈춘 이후 또다시 멈춰 섰다. 공동캠퍼스의 공정률은 70~80% 수준이다. 도로에 인접한 건물은 강의동·연구동·체육관 등이다. 골조 공사는 부분적으로 진행됐지만 완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캠퍼스 연내 개교 일정은 무산됐다. 오는 9월 개교라면, 적어도 두세 달 전에는 완공이 된 후 사용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히나 캠퍼스와 같은 복합건물은 최종 승인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캠퍼스에 입주하려던 대학들도 손사래 치는 상황이다. 충분한 인프라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입주는 학교 운영 차질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공사까지 중단된 상황에서 사업은 사실상 표류하게 된 것이다.
집현동의 상징성 흐려져…엎친 데 덮친 격
세종시 공동캠퍼스 조감도/제공=한국토지주택공사(LH)
현장에서는 황망하다는 반응이다. 집현동은 산학 협력체계 구축을 목표로 캠퍼스와 산업단지가 함께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지지부진한 사업 진행에 침체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번 공사 중단으로 지역 전체의 사업성도 타격을 입게 됐다.

공동캠퍼스 부지의 동편과 동남편은 터닦기를 마쳤다. 동남편 부지는 고려대학교(세종)에서 2028년 개교를 목표로 공사를 벌이고 있다. 부지의 서편은 세종시가 별도 캠퍼스 부지를 마련해 대학교를 유치 중이다. 또 남쪽으로 내려오면 세종테크밸리(도시첨단산업단지)도 함께 조성되고 있다.

지역 개발 수혜를 기대한 지식산업센터 분양자들은 울상이다. 공동캠퍼스는 물론 산업단지와 대학교 등 배후수요를 기대하고 지산에 투자했지만, 이번 공사 중단으로 연내 개교가 무산되면서 실망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공동캠퍼스 부지 인근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한 A 공인중개사 대표는 "집현동 자체가 정체된 상황이다. 캠퍼스를 보고 투자한 사람들에겐 청천벽력이다"며 "인근 건물도 올라가다가 만 상태고, 기껏 준공된 지산 상가 소유자들은 2~3년간 공실로 내버려두고 있다"고 토로했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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