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더 빠르게"…전기차 충전 '5분 시대' 속도 경쟁

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 2024. 3. 15.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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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이 수요 둔화를 맞으면서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대중화 카드로 충전 기술이 부상하고 있다.

기존 전기차의 단점으로 꼽힌 높은 가격과 짧은 주행거리는 차츰 해소되는 양상이지만, 충전의 불편함은 여전히 선택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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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 편의성 확보에 車 업계 집중
현대차, 초급속 충전기 3천 기 설치 계획
배터리 업계도 급속충전 기술 향상 주력
연합뉴스


전기차 시장이 수요 둔화를 맞으면서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대중화 카드로 충전 기술이 부상하고 있다. 기존 전기차의 단점으로 꼽힌 높은 가격과 짧은 주행거리는 차츰 해소되는 양상이지만, 충전의 불편함은 여전히 선택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업계는 내연기관차에 맞먹는 충전 편의성을 확보하고자 인프라 확충은 물론 특히 충전 속도 향상에 기술력을 집중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케피코는 최근 전기차 충전기 '블루 플러그'의 개발을 끝내고 보급에 필요한 준비를 마쳤다. 블루 플러그의 360㎾급 초급속 충전기를 쓰면 배터리 잔량 20% 기준으로 18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전국에 초급속 충전기 3천 기를 설치할 계획으로, 현대케피코는 올해부터 현대차그룹 주요 시설에 블루 플러그를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케피코의 연간 생산 능력은 750기에 달한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충전 편의성에 주목하기는 마찬가지다. 포르쉐는 전기 스포츠 세단 타이칸의 최신 모델에 실리콘 함량을 높인 음극재를 탑재하면서 충전 시간을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포르쉐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신형 타이칸의 충전 속도는 기존 37분에서 절반인 18분으로 줄었다. 볼보도 최근 배터리 관리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에 투자를 결정하면서 향후 전기차 충전 시간을 기존 대비 30% 단축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충전 속도에 방점을 찍는 완성차 업체의 움직임은 배터리 업계의 기술 개발에도 페달을 밟게끔 하고 있다. 삼성SDI는 최근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서 업계 최초로 9분 만에 80%까지 셀 충전이 가능한 초급속 충전 기술을 발표했다. 이 배터리는 9분간 충전하면 600㎞, 5분간 충전하면 300㎞ 정도 주행이 가능하다. 삼성SDI는 평소 300㎞ 이상 달리는 운전자가 많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해당 배터리 성능만으로도 99.6%의 사용자가 만족할 걸로 예상했다.

연합뉴스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은 "내연기관차의 연료 주유 시간은 평균 5분인데 전기차는 충전 시간이 길어 소비자들의 불편이 부각되고 있다"며 "기존 내연기관차(5분 주유·600㎞ 주행)와 완전히 동등하지는 않지만, 전기차 소비자 패턴을 고려할 때 5분 충전에 300㎞ 주행을 확보한다면 대부분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SK온도 급속충전 기술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인터배터리에 내놓은 어드밴스드 SF(Super Fast) 배터리는 18분 만에 80%까지 충전하면서도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501㎞ 수준으로 기존보다 늘었다. 여기에 SK온은 리튬이온 이동 거리를 줄여 급속충전 시간을 18분에서 15분으로 단축한 SF+ 배터리도 선보였다. SK온 역시 5분 충전으로 300㎞를 주행할 수 있는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2030년까지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19년 업계 최초로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한 배터리를 양산해 20분에 80% 이상 충전 가능한 기술을 구현했다. 현재도 에너지 밀도를 유지하면서 충전 시간을 단축하는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전무(CTO)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트렌드에서 중요한 건 에너지 밀도에 손해를 보지 않으면서 급속충전 성능을 높이는 것"이라며 "충전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지만, 20~30분 충전 시간에 주행거리 500~600㎞ 정도가 가격 경쟁력이 있고 안전성에서도 이슈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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