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우택·도태우 이어 '막말' 장예찬도 공천 재검토할까
국민의힘 내부서도 막말에 '결단' 필요 지적
"돈 문제 안 괜찮고, 난교 괜찮다는 내로남불"
[서울=뉴시스] 신항섭 최영서 기자 =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던 정우택 의원과 5·18 폄훼 발언을 한 도태우 후보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 판단, 전격 공천을 취소하면서 장예찬 등 막말 논란에 휩싸인 다른 후보에 대한 공천도 재검토할지 주목된다.
당 내에선 지도부와 공관위가 도 후보의 반성을 이유로 공천을 유지하자 수도권 선거에 악재가 될거라는 우려가 분출했다. 그러자 공관위가 결국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호남 방문을 하루 앞두고 도 후보의 공천 취소를 결정했다. 다만 냉랭해진 여론을 돌리기에는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공관위는 전날 제22차 회의에서 충북 청주·상당 경선에서 승리한 정우택 후보에 대한 공천 취소를 의결했다. 범죄 사실이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도덕성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 후보에 대한 불미스러운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국민의힘이 강조해 온 국민의 눈높이와 도덕성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안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의 한 카페 사장 A씨에게 돈봉투를 받는 모습이 담긴 CCTV(폐쇄회로) 영상이 보도돼 논란이 일었다. 공관위는 당초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A씨가 정 후보 측과 주고받은 메시지, 녹취록 등이 추가로 공개되자 공천 취소를 결정했다.
공관위는 전날 심야인 오후 10시께 도 후보 공천 취소 안건을 추가 의결했다. '사과의 진정성'을 내세워 야당과 시민사회의 공천 취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공관위지만 당내 반발이 본격화되고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한 극단 발언 등이 추가로 보도되자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공관위는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5·18 폄훼 논란으로 두 차례 사과문을 올린 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관위는 공천자가 국민정서와 보편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경우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한 경우 등에는 후보 자격 박탈을 비롯해 엄정 조치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고 했다.
서울 마포을 후보인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장은 같은날 "5·18 민주화운동을 심각하게 폄훼하는 도태우 후보의 발언은 단순히 말로만 사과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후보를 사퇴하는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책임질 문제"라며 당과 도 후보를 공개 비판했다.
당 내에서는 공관위의 도 후보 공천 취소 결정이 뒤늦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난교 발언, 서울시민 교양수준 발언, 대학생 책값 폄훼 발언 등 과거 막말이 연이어 터지고 있는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부산 수영) 등에 대해서도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관찰된다.
장 후보는 과거 '난교를 즐겨도 맡은 직무에서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이면 존경받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는 취지의 글을 작성한 사실이 알려져 야당은 물론 시민사회의 사퇴 요구에 직면했다.
장 후보는 난교 발언이 공개된 이후에도 '서울시민들의 교양수준이 일본인보다 현격히 낮다', '전공 서적, 책값 아깝다고 징징거리는 대학생들이 제일 한심하다' 등 세대과 지역을 망라한 과거 막말이 연거푸 드러나면서 야당이 본인은 물론 당 전체를 겨냥한 공격에 나서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장 후보는 '난교' 글에 대해 "부적절하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있어 심려를 끼쳤다", '서울시민 교양수준' 글에 대해 "비하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각각 해명했지만 막란 논란을 꺼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표심 이반을 야기한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논란 등 과거 망언으로 표심이 급격히 악화된 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결단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수도권 후보는 "공관위 내부에서 어떤 논의 있는지 모르겠지만, 단호한 모습을 보여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식의 안이함은 국민들한테 '아 국민의힘은 절박함이 없구나' 이렇게 비칠 수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성일종 의원의 이토 히로부미 발언도 공관위에서 엄중하게 논의하고 했어야 한다"면서 "그 말 한마디로 넘어갈 얘기는 아니었다"고 했다.
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5·18민주화운동 펌훼 발언이 지금 반성한다고 되는 일인가"라면서 "장예찬 후보자의 과거 막말 논란, 이런 것들도 수도권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돈 문제는 안 괜찮고, 난교는 괜찮다면 기준이 웃긴 것"이라며 "돈봉투 의혹은 형사처벌을 안 받았는데, 그렇게 따지면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이재명 대표도 무죄다. 우리도 내로남불이 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gseob@newsis.com, youngag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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