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온라인 플랫폼 전방위 압박…알리·틱톡·X 줄줄이 조사

박채은 기자 2024. 3. 15.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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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위한 디지털서비스법(DSA) 시행 초기부터 전방위 압박에 나섰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현지시간 14일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익스프레스가 DSA 규정 다수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돼 공식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알리익스프레스가 가짜 의약품·건강보조식품 등 소비자 건강에 위협하는 제품 판매를 금지하는 약관을 온전히 이행하지 않는다고 판단합니다. 

무엇보다 미성년자의 음란물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조처가 미흡하다고 집행위는 설명했습니다. 

또 알리익스프레스는 소셜미디어(SNS)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입점 업체 제품을 홍보·판매하는 '제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이 경로를 통해 불법·유해 제품이 유통되는 것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고 집행위는 보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알리익스프레스가 소비자 분쟁 조정시스템 구축, 입점업체 추적·관리, 광고 관리 품질 등 여러 방면에서 DSA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된다고 집행위 대변인은 언급했습니다. 

EU가 지난달 17일 DSA를 전면 시행한 이후 전자상거래업체를 타깃으로 삼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공식 조사 순서로는 엑스(X·옛 트위터), 틱톡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집행위는 다른 플랫폼에 대한 조사 가능성도 열어놨습니다. 

집행위는 이날 마이크로소프트 빙, 구글 검색,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냅챗, 틱톡, 유튜브, X 등 8개 플랫폼에 딥페이크(인공지능으로 만든 조작 콘텐츠) 위험 예방 조처에 관한 정보를 공식 요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문가용 네트워킹 플랫폼인 링크트인에는 이용자의 개인 정보가 이른바 '타깃형 광고'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습니다. 

이번 정보 요청은 시민사회단체의 민원 제기에 따른 것이라고 집행위는 설명했습니다. 

딥페이크의 경우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AI 기반 조작 콘텐츠가 미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집행위는 향후 플랫폼의 회신 내용을 토대로 조사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입니다. 

DSA는 특정 인종, 성, 종교에 편파적인 발언이나 테러, 아동 성 학대 등과 연관 있는 콘텐츠의 온라인 유포를 막는 것을 목표로 하는 법입니다. 

지난해 8월부터 EU 내 이용자 4천500만 명 이상을 보유한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VLOP) 약 20곳을 지정해 사전 시행하다가, 지난달 17일부터는 거의 모든 온라인 플랫폼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했습니다. 

직원 50명 미만, 연간 매출액 1천만 유로(약 143억 원) 미만의 중소기업만 규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이날 발표에서 보듯 DSA가 전자상거래업체부터 검색 엔진, SNS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온라인 플랫폼을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는 만큼, 향후 조사 대상 기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EU 반독점법 조사 절차와 유사하게 DSA 조사 대상 기업은 집행위에 시정 조처를 약속·이행하는 방식으로 제재를 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집행위 입장에서는 DSA가 온라인상 규제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강도 높은 잣대를 들이댈 전망입니다. 

집행위 조사 결과에 따라 시정 조처가 미흡하거나 명백한 DSA 위반이라고 판단될 경우 글로벌 매출의 최대 6%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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