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도중 술판 벌인 육군 간부
육군 “규정따라 엄중히 징계”
육군 간부들이 정례 한미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FS) 훈련 기간 중 훈련 현장에서 술판을 벌였던 것이 14일 확인됐다. 합참과 한미연합사는 FS 기간 훈련에 참가하는 병력에게 금주령을 내렸는데 이를 병사도 아닌 간부들이 위반한 것이다.
이날 군 당국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따르면 지난 13일 자정쯤 육군 장교와 부사관 10여 명이 경기도 수원 소재 공군 제10전투비행단(10전비) 내 강당에서 술을 마셨다. 술을 마신 간부들은 FS 연습에서 ‘대항군’(적군) 역할을 맡았던 증원 요원이었다. 영관급(소령) 장교도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대항군 간부와 병사는 FS 훈련 중 휴게 장소로 공군 10전비 강당을 쓰고 있었는데 훈련을 마치고 복귀한 일부 간부가 타 간부·병사가 지켜보는 가운데서 술을 마셨다.
이를 육대전에 제보한 간부 A씨는 “다수의 용사(병사)가 강당에 잔류하고 있는 상태에서 아랑곳하지 않고 음주하며 욕설이 섞인 고성방가를 하고 술게임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또 “강당 앞에서는 담배를 피며 큰 소리로 대화를 하는 등 군기강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훈련 중이고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는 위중한 상황에서 모범이 되어야 할 간부들이, 심지어 파견지에서 이런 술판을 벌인다는 것이 말이 되는 행동인가”라며 “훈련 기강과 군 기강이 무너진 것”이라고 했다.
합참은 “관련 사항을 인지한 즉시 해당 인원들은 업무에서 배제한 상태에서 감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연습기강 확립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육군 관계자는 “해당 간부들에 대한 합참 조사 결과가 육군에 통보되면 법과 규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며 “군 기강 확립 차원에서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음주 사실이 적발된 간부는 자대 복귀 이후 해당 부대 징계위원회를 통해 징계 수준이 결정된다.
군은 한미연합훈련 등 주요 훈련 때는 금주령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 4일부터 시작해 14일 마무리된 FS 기간 중 음주로 문제가 생긴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0일 강원 화천군에서는 육군 소속 간부가 면허 정지 수준의 음주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일으키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김정은이 연초부터 ‘주적’ ‘전쟁’ ‘초토화’ 말폭탄을 쏟아내는 가운데 진행된 한미연합훈련 기간에 군 간부 음주로 물의를 빚게 돼 면목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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