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날 광주 찾은 이낙연·조국 ‘호남 바람몰이’

원선우 기자 2024. 3. 15.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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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지역 공략하는 제3지대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14일 광주 광산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광산을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자신의 이름이 적힌 겉옷을 입고 있다. /김영근 기자

새로운미래 이낙연,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14일 광주(光州)를 방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이 출마하는 광주 광산을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여기서 이 대표와 맞붙는 강성 친명 민형배 의원은 광주 지역구 8곳 중 유일하게 공천받은 민주당 현역이다.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 광산구 선관위 사무실을 방문한 이 대표는 민 의원과 대결하는 소감을 기자들이 묻자“특정 정치인과 싸우러 온 게 아니고 광주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놓고 시민과 대화하러 온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타락을 제대로 심판하는 대안이 되겠다”고 했다.

이낙연 대표는 이어 광산구 수완동 아파트 단지에서 열린 주민 민생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개천 주변 악취를 줄여달라’ ‘꽃나무를 심어달라’ 등 가정주부들의 민원에 “고것이(그것이) 가장 싸게 먹히는 것”이라며 “벚나무나 수양버들 등 적합한 수종을 골라 심겠다”고 답변했다. 이후 이 대표는 대형 마트를 돌며 유권자를 만났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4일 광주 동구 충장로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발언하고 나서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김영근 기자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이날 창당 이후 처음으로 호남을 찾았다. 오전 전남 순천 조곡동의 한 상가에서 시민들과 만나 “일부에서 이재명 대표님과 저를 이간질하거나 갈라치기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의 발목을 잡을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했다.

조국 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시의회 기자회견에선 “민주당과 연대하겠지만 합당하진 않는다”고 했다.이어 5·18민주화운동 현장인 옛 전남도청 인근 충장로 우체국에서 유세했다. 그는 국민의힘 도태우 후보 논란을 두고 “5·18 북한 개입 망언을 한 자를 이번 총선에서 대구 후보로 공천 확정했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은 전두환의 후예”라고 했다.

조국 대표는 지지자 수백 명 앞에서 마이크 없이 육성으로 연설했다. 그가 “윤석열 정권을 빠르게 심판하겠다”고 할 때 청중은 ‘조국’을 외쳤다. 조 대표를 바라보던 한 50대 여성은 “저분이 저 자리에 서게 된 것은 그야말로 운명”이라며 “지역구 민주당, 비례 조국혁신당으로 가겠다는 게 광주 사람들의 심정”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인파에 에워싸인 채 옛 도청 지하 문화전당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KTX 광주송정역으로 이동했다. 열차 안에서 시민들과 악수하거나 사진을 찍었다.

이날 현장에서 이낙연·조국 대표를 바라보는 광주 시민들의 시선은 엇갈렸다. 첨단 지구에서 사업하는 김모(40)씨는 “이낙연을 찍어줄 예정”이라며 “그래도 호남이 키운 번듯한 정치인이 이낙연이니 기회를 주려고 한다”고 했다. 수완동 가정주부 윤모(38)씨도 “민주당을 탈당한 게 괘씸하지만, ‘처럼회’ 민형배보다는 그래도 총리까지 지낸 이낙연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이날 주민 간담회에서 민원 세부 사항까지 경청한 데 대해서도 주민들은 “총리·지사 출신이라 꼼꼼하다”고 했다.

하지만 첨단동의 한 공원에서 만난 70대 남성은 이 대표가 전남 영광에서 4선, 서울 종로에서 5선을 한 뒤 광주에 출마한 것을 거론하며 “광주 사람들을 만만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회사원 박승훈(29)씨도 “민형배는 그래도 광산구청장 출신”이라며 “이낙연이 광산을 지역구를 위해 뭘 했는지 떠오르는 게 없다”고 했다.

상당수 광주 시민은 조국 대표 일가의 입시 비리를 두고선 “잘못된 행동이었고 위선적이었다”면서도 “본인과 가족은 대가를 치른 반면, 윤석열 대통령 일가 등 여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금남로에서 만난 박민정(25)씨는 “조국 이미지가 이재명·이낙연보다 신선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조 대표 연설 현장을 지나가던 20대 남성들은 “난 지지하지 않는다” “카메라에 찍히기 싫다. 왜 이렇게 사람이 많으냐”며 얼굴을 찌푸렸다.

지난 8일 한국갤럽 발표에서 조국신당(조사 당시 명칭)의 호남 지지율(비례)은 20%로, 더불어민주당 중심 비례 연합 정당(47%)의 절반 가까이 됐다. 새로운미래 지지율은 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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