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도태우 취소… 끊임없는 공천 실패

박국희 기자 2024. 3. 15.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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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5·18 폄훼 논란 부른 도태우
돈봉투 의혹 정우택 후보 철회
野, 목발 경품 발언 논란 정봉주
비례대표들도 줄줄이 공천 취소
14일 공천 취소된 국민의힘 도태우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후보. /뉴스1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14일 각종 논란에 휩싸인 총선 후보들에 대한 공천을 전격 취소했다. 후보들에 대한 사전 검증에 실패한 양당이 논란이 드러나고도 이를 뭉개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결국 뒤늦게 공천을 번복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목발 경품’ 발언으로 논란이 된 정봉주 서울 강북을 후보에 대한 공천을 이날 전격 취소했다. 정 후보는 2017년 인터넷 방송에서 “DMZ(비무장지대)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해 비무장지대에서 작전 도중 북한 목함지뢰 폭발로 다리가 잘린 우리 군 장병을 비하했다는 논란이 나왔다. 전날 이재명 대표는 “오래전 일”이라며 논란을 일축했지만 정 후보가 피해 장병들에게 사과를 했다는 발언의 진위 논란이 벌어지고, 정치적 성향이 다른 국민을 ‘벌레’라고 칭하는 등 문제 발언이 계속 터져나오자 공천을 취소했다.

국민의힘도 ‘5·18 폄훼’ 논란이 제기된 도태우 대구 중·남구 후보에 대한 공천을 취소했다. 12일 “사과의 진정성이 있다”며 도 후보의 공천을 유지하기로 한 지 이틀 만이다. “5·18은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도 후보는 “혹자는 문재인의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하는가 하는 그런 상상을 해보게 된다’고 한다”고 한 발언이 추가로 나왔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돈봉투 수수 의혹’이 불거진 국회부의장 출신 정우택 충북 청주상당 후보의 공천도 취소했다. 민주당은 야권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시민단체 몫으로 들어온 비례대표 후보 중 한미훈련 반대 및 진보당 활동 전력 등이 논란이 된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과 정영이 전국농민회총연맹 구례군농민회장을 비례 후보에서 사실상 사퇴시켰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4일 도태우 대구 중·남구 후보의 공천 자격을 취소하면서 “도태우 후보의 경우 5·18 폄훼 논란으로 두 차례 사과문을 올린 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며 “공관위는 공천자가 국민 정서와 보편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경우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한 경우 등에는 후보 자격 박탈을 비롯해 엄정 조치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 역시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당대표는 경선을 1위로 통과한 강북을 정봉주 후보가 목함지뢰 피해 용사에 대한 거짓 사과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 바 당헌·당규에 따라 해당 선거구의 민주당 후보 재추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당이 이렇게 공천을 전격 취소한 것은 이들의 발언 논란이 남은 총선 기간 내내 중도층과 수도권 여론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정 후보의 경우 논란이 터지자 전날 해명 글에서 “당사자께 직접 유선상 사과드렸다”고 했으나, 장병들이 사과를 받은 적 없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거짓 논란이 커졌다.

이에 정 전 의원은 재차 해명 글을 올려 “제 발언 이후 당시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를 촉구하셔서, 이 의원에게 유선상으로 사과를 드린 것”이라며 “당시 사고를 당한 김정원 상사와 하재헌 전 하사의 연락처는 구하지 못해 직접적인 사과는 못 했다”고 했다. 공개 사과를 촉구했던 이종명 전 의원에게만 사과했다는 것이다. 사과 진위 여부가 논란이 되면서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서도 기류가 달라졌고 이날 밤 공천 취소가 결정됐다.

야당 지도부 관계자는 정 후보 후속 공천에 대해 “경선 자체에 절차적 문제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박용진 의원을 다시 공천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전략공천지로 지정해 새 후보를 공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의원 측은 “재심도 거치지 않고 전략지역구로 지정하는 것은 당헌당규 위반”이라며 “재심위가 후보 교체 또는 재경선 등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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