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우직한 手
이홍렬 기자 2024. 3. 15. 03:02
결승 3번기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변상일 九단 / 黑 신진서 九단 흑>
白 변상일 九단 / 黑 신진서 九단 흑>
<제4보>(60~70)=기풍(棋風)은 바둑관(觀)의 영역이어서 쉽게 바뀌지 않는다. 상대에 따라 다른 전략으로 대응하기란 그래서 어렵다. 신진서를 맞이한 결승 1국서 변상일은 평소와 전혀 다른 전략으로 나왔다. 전투의 유혹을 참아내며 두텁게 긴 호흡으로 맞서 천하의 신진서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변상일의 진화가 시작된 것일까, 아니면 그냥 일시적 현상일까.
흑이 ▲로 붙여간 장면. 참고 1도의 진행을 기대한 수다. 백의 입장에서 최선은 참고 2도였다. 1이 나약해 보이지만 공수의 요점인 3을 차지해 7까지 백의 만족이라는 것. 실전에선 60으로 안쪽에서 젖혀 흑 한 점을 잡았다. 우상귀 처리를 미루고 왼쪽 흑 4점부터 접수하겠다는 작전이다.
68엔 너무 우직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69와 교환하지 말고 바로 70에 씌우는 게 묘미 있었다는 것. 참고 3도를 보자. 4~8로 죽었던 흑돌들이 살아가지만 백도 9, 11로 갈라쳐 양쪽 흑을 괴롭혀 충분하다. 문제는 70으로 좌상변 흑 4점을 완전히 잡았느냐 하는 것, 여기서부터 바둑은 격랑에 휩쓸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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