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까지 한 인사 불러 공매도 토론회 연 금감원[금융팀의 뱅크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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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13일 개인 투자자들을 초청해 '공매도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금감원은 공매도와 관련해 시장 참여자와 투자자들의 의견을 듣기로 한 것 자체에 의미 부여를 하는 모습입니다.
아무리 공매도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고는 해도, 굳이 이런 상황에 있는 인물을 토론회 패널로 부르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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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로 조사 받아
일각 “패널 선정 부적절” 지적
금융감독원은 13일 개인 투자자들을 초청해 ‘공매도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반응은 제법 뜨거웠습니다. 패널과 방청객, 취재기자들까지 포함해 50∼60명이 몰리며 준비된 자리가 모자라는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특히 이날 토론회는 이복현 금감원장도 직접 참석했습니다. 금감원은 공매도와 관련해 시장 참여자와 투자자들의 의견을 듣기로 한 것 자체에 의미 부여를 하는 모습입니다. 그만큼 공매도가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인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런데 이날 토론회에는 다소 의외의 참석자도 자리했습니다. 일명 ‘배터리 아저씨’로 통하는 박순혁 작가(전 금양 홍보이사)였습니다. 박 작가는 ‘이차전지 전도사’로 불리며 일부 개미 투자자들의 열성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제도권 금융회사나 금융당국에 맞서 개인 투자자의 권익을 지켜주는 것으로 묘사되면서 연예인을 방불케하는 ‘팬덤’까지 등장하기도 했죠.
문제는 그가 금융당국의 공식 행사에 초청을 받을 만한 ‘적격 인사’냐는 점입니다. 박 작가는 미공개정보 이용 등의 혐의로 지난해 말 금감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압수수색을 당한 바 있습니다. 금감원과는 조사·피조사인 관계였던 셈이죠. 박 작가는 금양 이사로 근무하면서 투자자문사 운용본부장을 겸직한 논란에 대해서도 당국의 조사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공매도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고는 해도, 굳이 이런 상황에 있는 인물을 토론회 패널로 부르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날 토론회 분위기도 그리 생산적이진 않았다는 평가입니다. 당국이 구체적인 제도 개선안을 밝히지 않은 데다, 패널들의 고성만 오갔을 뿐 영양가 있는 논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정작 현장 참석자들 사이에선 “이럴 거면 토론회를 왜 열었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심지어 금융계에서는 이날 토론회가 총선을 앞두고 의도된 이벤트였다는 의심마저 나옵니다. 공매도 전면 금지, 대주주 양도세 완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등 그동안 정부는 개미들의 표심을 달랠 수 있는 정책들을 많이 쏟아냈죠. 그 어떤 정책이나 행사도 정치적인 오해를 살 수 있는 시기인 만큼, 당국은 모든 행보를 신중하게 해나가야 하겠습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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