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기가 오사카야 부산이야? 지역 핫플에 늘어선 日語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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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밤거리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이색적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여기는 부산인데, 지역색을 잃을까 우려스럽습니다."
최근 젊은 층이 많이 찾는 부산 대표 상권인 부산진구 서면과 전포동, 수영구 광안·남천·민락동을 비롯한 지역 곳곳 상가에 일본어 간판으로 무장한 음식점과 요리주점이 줄줄이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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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 즐겨 찾는 전포·광안·민락동
- 인테리어·메뉴판도 현지 분위기
- 이국적 풍광 즐기려는 손님 많아
- 일각선 “지역색 퇴색” 우려 시선
“일본 밤거리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이색적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여기는 부산인데, 지역색을 잃을까 우려스럽습니다.”
최근 젊은 층이 많이 찾는 부산 대표 상권인 부산진구 서면과 전포동, 수영구 광안·남천·민락동을 비롯한 지역 곳곳 상가에 일본어 간판으로 무장한 음식점과 요리주점이 줄줄이 생겨나고 있다. 이를 ‘요식업 트렌드다’ ‘이색적이고 흥미롭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과거사를 생각해야 한다’ ‘부산의 지역색이 퇴색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가게들의 특징은 음식뿐만 아니라 가게 안팎부터 메뉴판까지 최대한 일본 현지 분위기를 살렸다는 점이다. 일본어가 크게 새겨진 간판에서는 한국어를 찾아보기 힘들거나 작게 쓰인 경우가 많아 글자를 읽기 어려운 정도였다. 일본 가요가 흘러나오는 가게 안은 일본의 ‘아사히·기린 생맥주’ ‘산토리 하이볼’을 광고하는 포스터로 도배됐다. 일본 오사카 도톤보리의 상징물로 통하는 ‘글리코상’ 캐릭터를 간판으로 앞세운 가게도 여러 곳 발견할 수 있었다.
이는 부산뿐만 아니라 서울 주요 상권에서도 나타나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경색됐던 한일관계가 풀린 데다 엔데믹 이후 엔저에 따른 일본 여행이 증가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산 위스키 맥주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서 일본식 선술집(이자카야) 2곳을 운영 중인 정진웅(39) 씨는 “요식업 문화가 먹거리를 파는 것에서 벗어나 공간과 그곳에서 보내는 시간 자체를 즐기도록 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며 “2019년 노재팬(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심할 때는 일본색을 없애기 위해 가게 인테리어를 바꿨는데, 지금은 오히려 최대한 일본풍으로 가게를 장식하는 게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잠깐 식사를 하더라도 외국에 온 듯한 이색적인 경험을 원하고, 이를 사진으로 찍어 SNS에 인증하려는 고객이 많다는 설명이다. 창업 인프라도 일본식 음식점의 접근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젊은 세대가 친숙한 일본 문화를 일상에서도 즐기려는 것으로 봤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젊은 세대가 여러 콘텐츠를 통해 경험한 일본 문화를 즐기려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탈리아 피자, 멕시코 타코를 즐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젊은 층일수록 과거사 문제와 문화 소비를 분리해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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