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트럼프와 진실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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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탈세와 사기혐의 정도는 약과다.
성추문 입막음, 기밀문서 유출, 대선결과 조작 시도, 내란 선동 등으로 이미 4차례나 형사 기소당한 도널드 트럼프의 중범죄 혐의 리스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최근 나토(NATO) 동맹국에 대해서 그랬듯 이를 꿰뚫고 있는 트럼프는 "방위비를 충분히 내지 않는 한국에 대해선 북한, 중국,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도 방어하지 않고 오히려 공격을 부추기겠다"는 협박을 충분히 하고도 남을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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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탈세와 사기혐의 정도는 약과다. 성추문 입막음, 기밀문서 유출, 대선결과 조작 시도, 내란 선동 등으로 이미 4차례나 형사 기소당한 도널드 트럼프의 중범죄 혐의 리스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 해소를 위해 그는 재집권에 진심이다.
공화당 경선에서 혹시나 했으나 역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공화당 공식후보가 되기 위한 올 7월 전당대회까지 돌발변수만 없다면 11월 대통령선거에서 그가 징검다리 재집권에 성공할지도 모른다. 더 이상 남의 나라 선거라고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만은 없게 됐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 선거판에 뛰어든 정치인의 외연을 크게 확장한 것만으로도 그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민주주의에 끼친 해악이 크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올해 세계 각지에서 치르는 각종 선거에서 그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두꺼운 얼굴과 검은 마음의 기술', 즉 후흑학(厚黑學)에 고무된 정치인이 어디 한둘이랴.
하지만 당장 더 큰 문제는 그의 재집권이 가져올 안보 리스크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과의 체제 경쟁 속에서 동맹국과 우방국을 결속하기 위해 안보와 경제분야에서 핵우산과 자국시장 개방이라는 '공공재'를 제공해왔다. 그 동기는 미국의 자국 이기주의였지만 결과적으로 여러 국가가 미국이 주도한 전후 자유주의 국제질서 속에서 평화와 번영을 누려왔다. 하지만 중국과 새로운 체제 경쟁에 돌입한 미국은 더 이상 혼자만의 힘으로 글로벌 안보 공공재를 공급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경제는 물론 안보분야에서도 무임승차를 허용하지 말고 '동맹세'를 걷어야 한다는 트럼프의 주장은 공화당 특유의 고립주의 외교정책 노선을 더욱 부채질한다.
우리나라 군사력은 명목 규모로 세계 5위다. 올해 60조원에 달하는 국방비 예산도 세계 10위권이다. 하지만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의 공격적 행보로 인해 역내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전략자산'에 의존하지 않는 자주국방까지는 갈 길이 멀다. 어느 정도 동맹세 추가 부담은 불가피하다. 최근 나토(NATO) 동맹국에 대해서 그랬듯 이를 꿰뚫고 있는 트럼프는 "방위비를 충분히 내지 않는 한국에 대해선 북한, 중국,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도 방어하지 않고 오히려 공격을 부추기겠다"는 협박을 충분히 하고도 남을 인물이다.
트럼프에게 진실의 문은 오로지 돈으로 통한다. 혹시 모를 트럼프발 안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2026년부터 적용될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12차 양국 협상단이 최근 꾸려졌다. 2020~2025년에 적용되는 11차 협상에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1조원에서 5조원으로 증액을 요구한 바람에 크게 진통을 겪었다. 세상의 여러 어려운 일 중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가장 쉽다는 말도 있지만 트럼프식 진실의 문이 열리면 이제 겨우 회복된 한미 상호 신뢰를 다시 잃을 우려가 크다. 한미 양국 모두 합리적인 선에서 신속히 협상을 매듭지을 이유가 충분하다. 트럼프가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안보 리스크로 메꾸게 놔둘 수는 없으니 말이다.
구민교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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