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봄바람 타고 찾아온 싱그러운 비밀의 숲

최훈 2024. 3. 1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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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모노골 산림욕장
양양시내 인근 가벼운 트레킹 코스
물맛 좋은 약수터 ‘모노골 샘터’ 중심
완만한 경사 소나무 숲길 사계절 만끽
주민 휴식공간 운동기구·편의시설 설치
목재 간이침대 누워 피톤치드 ‘흠뻑’
멀리 보이는 설악산·동해바다 장관
▲ 양양시내와 인접한 모노골 산림욕장은 사계절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유난히 폭설이 잦았던 기나긴 겨울도 물러나고, 어느 덧 코끝으로 봄바람이 스치는 계절이 돌아왔다.

최근 몇 년 사이 강원도 양양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핑 성지’로 떠오르며, 주변 관광지도 덩달아 유명세를 타고 있다.

동해안 해안선을 따라 곳곳에 개설된 길을 걷는 것도 좋지만, 자연 속에서 생명의 싱그러움을 느끼기에는 신록이 푸릇푸릇 돋아나기 시작하는 이맘때 가벼운 산행이 제격이다.

특히 겨울을 털어내 듯 두터운 외투를 벗고 나서는 봄 나들이는 거친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는 무리한 코스보다는, 돋아나는 신록과 봄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가 더 어울린다.

양양시내와 인접한 모노골 산림욕장은 많이 알려지지 않는 탓에 사계절 언제라도 여유를 즐기며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모노골’이라는 지명의 유래는 “옛날부터 산과 골에 산림이 무성해 토지가 비옥하고 그 농작물에 흉풍이 없는 마을”이라는 뜻의 ‘모노동(毛老洞)’에서 비롯됐다고 전해진다.

예로부터 물맛이 좋아 주민들로부터 약수터로 사랑받고 있는 ‘모노골 샘터’를 중심으로 한 모노골 산림욕장은 솔숲계단~양양향교 뒤편까지 A, B코스로 나눠 총 4.6㎞구간으로 구성돼 있다.

완만한 경사의 소나무 숲길로 양양시내 방향에서 접근하기 쉬운 A코스는 솔숲계단~모노골 샘터까지 1.8㎞이고, B코스는 양양향교 뒤편~모노골 샘터까지 2.8㎞ 구간이다. 모노골 산림욕장 트레킹을 위해 어디에서 출발하든 결국 중심인 모노골 샘터에서 만나게 된다.

인근 주민들의 산책로나 약수터 정도로 이용되던 모노골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지난 2010년 무렵부터다. 당시 양양군은 주공아파트 뒤∼모노골 샘터에 이르는 2㎞ 구간의 산책로를 정비하고, 의자, 숲속교실, 태양광 가로등, 데크계단 등을 설치했다.

이후 2단계 사업으로 내곡리 옛 비위생 매립장 입구에서 모노골 샘터에 이르는 2.8㎞ 구간에 계단과 자연목교, 안내판 및 조형물을 추가로 설치하고 약수터도 말끔하게 정비했으며, 내곡천에는 나무로 다리를 놓아 전체 등산로가 자연스럽게 연계되도록 했다.

▲ 양양시내와 인접한 모노골 산림욕장은 사계절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또 주민들이 식수로 애용하고 있는 모노골 샘터에는 캐노피와 편의시설을 설치해 궂은 날씨에 따른 불편함을 줄이고 위생적인 공간으로 변모하도록 했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곳곳에는 간단한 운동기구와 벤치 등 편의시설이 설치돼 있어 잠시 스트레칭이나 다리쉼을 할 수도 있다. 특히 울창한 소나무 숲에 설치된 목재로 만든 간이침대에 누우면 소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와 그윽한 향기에 정신이 어지러울 정도다.

총 두시간 정도 소요되는 모노골 산림욕장 트레킹은 모노골 샘터를 중심으로 A코스 1.8㎞와 B코스 2.8㎞ 양쪽으로 나눠진 덕분에 체력에 맞게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사계절 언제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모노골 산림욕장은 울창한 소나무숲 덕에 한 여름에도 햇볕에 직접 노출되지 않은 채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산책로 주변에는 소나무를 중심으로 벚나무, 참나무 등 여러 종류의 활엽수들도 만날 수 있으며, 바람소리, 새소리와 함께 멀리 보이는 하얀 눈이 쌓인 설악산과 동해바다는 덤이다.

모노골 산림욕장은 사계절 내내 지역주민에게 사랑받는 길이지만 최근에는 속초 등 인근지역은 물론 관광객들까지도 찾는 명소가 돼 가고 있다.

이맘때 화려하지는 않지만 조용하게 사색하며 연초 세운 올 한해 목표를 조용히 되새길 수 있는 가벼운 산행. 아파트단지를 조금만 벗어나면 만날 수 있는 양양 모노골 산림욕장은 바로 그런 곳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봄의 향기 따라 여행에 나서고 싶지만, 북적이는 인파는 피하고 싶다면 평소 무심코 흘려보냈던 주변의 오붓한 산길을 걸어보자.

땅의 기운을 느끼며 걷다 보면 어느새 몸 안으로 스며드는 여유롭고 화사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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