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중국의 세계지질공원 되나…"역사왜곡 강화 우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백두산이 중국의 창바이산(長白山)으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게 될 전망이다.
한일·한중 역사 왜곡 문제에 꾸준히 대응해 온 서경덕 성신여대 창의융합학부 교수는 <더팩트> 와의 통화에서 "중국은 지금도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 소수민족이 세운 지방정권의 역사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고구려·발해의 세력권이었던 백두산이 '중국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되면 이 논리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팩트>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중 공동 역사공간인데…'中 독점' 우려
외교부 "절차 따른 논의… 동향 주시하겠다"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백두산이 중국의 창바이산(長白山)으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게 될 전망이다.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한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은 중국에선 만주 지역에 터를 잡고 살았던 여진족, 만주족의 발상지로 여겨진다.
현재 백두산은 4분의 1이 북한, 4분의 3이 중국 땅이다. 백두산 경관의 주요 부분에 해당하는 천지는 54.5%가 북한에 속한다. 중국은 2020년 자신의 영토에 속하는 백두산 지역을 'Mount Changbaishan'이란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 신청했다. 중국 '창바이산'은 이후 17개 신규 세계지질공원 후보지와 함께 지난해 9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이사회에서 '등재 권고' 결정이 내려졌다. 권고가 내려진 후보지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집행이사회에서 그대로 인증되는 것이 관례다.
◆외교부 "관련 동향 계속 주시"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창바이산의 세계지질공원 인증 관련 질문에 "이번 제219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논의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백두산 지역의 지질학적 보호 가치와 신규 세계지질공원 인증 안건 관련 절차에 따라 논의될 것"이란 설명이다. 임 대변인은 "정부는 관련 동향을 계속 주시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유네스코가 정한 절차에 따른 만큼 정부 차원의 대응엔 한계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유네스코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하는 절차는 다음과 같다. 유네스코는 각 정부로부터 매년 11월 30일까지 신청 서류를 접수받고, 검토 후 신청요약본을 3개월 간 게시한다. 다른 회원국의 이의신청이 없으면 이듬해 5월부터 8월 사이 2명의 평가자의 현장실사를 거친다. 현장실사 후에는 9월 세계지질공원 이사회의 심의를 받는데 이 때 승인이 되면 '등재권고'를 받는다. 현재 중국 창바이산은 '등재권고' 상태로 오는 27일까지 이어지는 집행이사회에서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
◆한중 공동 역사공간인데…중국 독점 시도에 '우려'
문제는 중국은 10여년 전부터 대내외적으로 백두산의 역사와 가치를 독점하려는 시도를 해 왔다는 점이다. 이른바 '백두산 공정'이다. 중국 정부는 2000년대부터 백두산 명칭 사용을 지양하고 칭바이산을 공식화했다. 2003년 '중화(中華) 10대 명산'을 공식 선정·발표했는데 여기에 백두산이 포함됐다.
북한과 공동으로 또는 독자적으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중국은 2017년 백두산을 '창바이산 식생 수직경관 및 화산 지모 경관(Vertical Vegetation Landscape and Volcanic Landscape in Changbai Mountain)'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자연유산 잠정목록에 신청했다. 잠정목록은 세계유산목록 등재를 희망하는 회원국들이 작성한 자국의 유산 목록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신청 전 단계다.
백두산은 한반도와 중국 공동 역사의 공간인 만큼 중국의 일방적 독점 시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한일·한중 역사 왜곡 문제에 꾸준히 대응해 온 서경덕 성신여대 창의융합학부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중국은 지금도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 소수민족이 세운 지방정권의 역사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고구려·발해의 세력권이었던 백두산이 '중국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되면 이 논리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상명 한중연구소 연구위원은 2022년 학술지 '동북아 역사 논총'에 발표한 '중국의 백두산 공정과 대응'에서 "백두산은 유네스코가 추구하는 역사·문화·자연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충분하고 그 가치는 초국가적"이라며 "중국이 북한을 배제한 채 독자적으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한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chaelog@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Copyright © 더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의료공백 차출' 공보의 법적보호는 민간 떠넘기기…복지부 지침 논란
- '의대 2000명 증원' 집행정지 오늘 첫 심문
- [취재석] '클린 총선'이 기대되지 않는 이유
- [르포] 노웅래 父子 9선 '마포갑' 민심 요동…'尹정권 심판' 통할까?
- 총선 D-27 국민의힘, '악재에 악재에 악재'
- 일반택시보다 위험한 장애인콜택시…3년간 사고 80% ↑
- '로기완' 최성은, '마리'로서 위로받고 성장한 시간[TF인터뷰]
- 종영 앞둔 '이효리의 레드카펫'…이효리 업고도 힘 못 썼다[TF초점]
- 셀리버리 주총, 주주 5시간 허투루…대표 기습 부결 시도에 '역대급 아수라장'(영상)
- 삼성·LG, AI 입힌 TV로 대격돌…"프리미엄 수요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