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이혼] 두 집 살림 차린 남편, 내연녀의 '재산분할' 요구는 가능할까

김동현 2024. 3. 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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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내연녀로부터 재산분할을 요구받은 아내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류 변호사는 끝으로 "사연의 경우 아내가 남편을 상대로 이혼의사를 표시한 적이 없어 보이고, 남편도 가정에 대한 경제적 부양의무는 했던 것으로 보여 사실상 이혼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는 법적 보호를 못 받는 중혼적 사실혼이므로, 내연녀의 재산분할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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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남편의 내연녀로부터 재산분할을 요구받은 아내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지난 14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40년간 법적 부부로 지내오던 아내 사연이 전해졌다.

남편의 내연녀로부터 재산분할을 요구받은 아내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사연에 따르면 아내의 남편은 장남이 대학교를 졸업할 무렵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려 집을 나갔다. 남편은 아내에게 졸혼을 요구하면서도 생활비와 결혼자금을 대주는 등 삼남매의 가장 역할은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어느 날, 남편의 내연녀가 '사실혼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 소송'을 제기했다. 내연녀는 자신과 남편이 10년 이상 혼인 생활을 한 '사실혼 배우자'라고 주장하며 남편의 재산 절반을 요구했다.

아내는 "내연녀의 청구가 정당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남편의 내연녀가 '사실혼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 소송'을 제기했다. 내연녀는 자신과 남편이 10년 이상 혼인 생활을 한 '사실혼 배우자'라고 주장하며 남편의 재산 절반을 요구했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조은수 기자]

사연을 접한 류현주 변호사는 "사실혼이 인정되는 가장 쉬운 조건은 결혼식을 했는데 혼인신고만 안 한 경우이고, 결혼식을 안 했어도 양가 부모님과 사위, 며느리로서 교류를 하고 같은 주소지에서 동거하며 경제적 공동체로 지낸다면 사실혼 관계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편은 내연녀와 무려 10년 이상 같은 주소지에서 동거를 한 걸로 보인다"며 "사연에 드러나 있지 않지만 양가 부모님 및 형제자매들과도 교류를 했다면 사실혼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사실혼의 주관적, 객관적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라고 해도 법적인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사실혼에 대해 법적인 보호를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를 '중혼적 사실혼'이라고 한다"고 부연했다.

류현주 변호사는 "중혼적 사실혼은 원칙적으로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수 없기에 사실혼관계 해소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나 재산분할 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조은수 기자]

그는 "중혼적 사실혼은 일부일처제를 채택해 중혼을 금지하고 있는 우리 법제 하에서는 원칙적으로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수 없기에 사실혼관계 해소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나 재산분할 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법률혼 관계가 사실상 이혼상태에 있거나, 이혼의사가 합치됐음에도 형식상 이혼신고만 안 한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중혼적 사실혼이라도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해준다"고 말했다.

류 변호사는 끝으로 "사연의 경우 아내가 남편을 상대로 이혼의사를 표시한 적이 없어 보이고, 남편도 가정에 대한 경제적 부양의무는 했던 것으로 보여 사실상 이혼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는 법적 보호를 못 받는 중혼적 사실혼이므로, 내연녀의 재산분할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며 말을 맺었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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