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50년 전문경영인 체제’ 무너지나…회장직 신설 두고 내홍
[앵커]
내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국내 제약업체 '유한양행'에서 내부 갈등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총회 안건으로 '회장과 부회장직 신설'이 올랐기 때문인데요.
일부 직원들은 특정인의 사욕이 개입됐다며 트럭 시위까지 동원했습니다.
이수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내 1위 제약업체인 유한양행의 창업주, 고 유일한 박사.
1969년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습니다.
모두 '기업은 사회의 것'이라는 신념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유한양행이 내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내홍에 휩싸였습니다.
유한양행은 지금까지 독립된 이사회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는데, 회장과 부회장직을 신설하는 안건이 새로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유한양행 직원들은 창업주의 신념을 훼손하고 기업을 사유화하려는 시도라며 트럭을 빌려 시위에 나섰습니다.
[구해성/변호사/유한양행 직원 법률대리인 : "옥상옥 같은 거잖아요. 의장직이랑 회장직을 신설해서 자기가 그 위에 올라간다는 거잖아요."]
급기야 유일한 박사의 하나뿐인 직계 후손인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까지 미국에서 귀국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유일링/유한학원 이사/유일한 박사 손녀 : "회장직 신설은 권력을 한쪽으로 집중시키고, 회사 내 수직적 계층을 더 많이 만들게 합니다."]
그러면서 창업주의 정신을 지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유일링/유한학원 이사/유일한 박사 손녀 : "(할아버지가) 항상 강조했던 것은 회사는 직원들, 주주들 등의 것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유한양행 측은 "회사 성장에 따라 직급을 유연화하는 조치"라며 "일부 직원들의 우려와 달리 당장 회장직 등의 선임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등 시민사회 인사 등은 유한양행의 선량한 지배구조가 훼손되고 있다며 이정희 유한양행 이사회 의장의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KBS 뉴스 이수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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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기자 (waterm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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