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때 소아마비, 7살에 기적처럼 극복”…사업가로 성공한 ‘이 사람’
모친 보살핌에 신체불편 이기고
제주 첫 계량기사 돼 사업 성공
35년간 장애인 사회참여 도와
“어머니가 주신 희망 나누고파”
지난 7일 매일경제는 제주시 아라일동에 위치한 사회복지법인 춘강에서 이동한(72) 이사장을 만났다. 이 이사장은 제주도 관광명소인 테마파크 메이즈랜드의 대표이사이자 전국 1300여개 사회복지법인을 아우르는 한국사회복지법인협회 회장으로도 재직 중이다.
1987년 사회복지법인 춘강을 설립하고 35년 넘게 장애인 권익향상과 복지증진에 매진해왔으며 장애인 복지 분야에서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대부로 평가받고 있다.
주요 수상 내역에만 △1991년 국민포장 △2000년 제주시민상 △2001년 국민훈장석류장 △2008년 적십자 박애장 금장 △2012년 삼성호암 사회봉사상 △2019년 적십자회원유공장 최고명예장 등이 있다. 1994년부터 2010년까지 대한적십자사(적십자)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지사대의원으로 활동했으며, 지난해 말부터는 명예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그가 대표로 재직 중인 메이즈랜드는 지난해 3월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레드크로스아너스클럽에 가입됐다.
이 이사장을 마주하며 먼저 눈길이 갔던 것은 그의 걸음걸이였다. 1951년생인 이 이사장은 2급 중증장애인으로, 2세 때 소아마비를 앓아 유년 시절부터 여러 차례에 걸친 수술을 받았고 지금도 지팡이를 의지해 걷는다. 하지만 인터뷰동안 그 태도와 자세는 꼿꼿하고 빈틈이 없었다. “어머니가 나의 스승이자 멘토”라고 밝힌 이 이사장은 영아 때부터 소아마비를 앓았지만 모친인 고 오태인 여사의 정성어린 치료로 7세부터는 기적처럼 걸을 수 있게 됐으며 고등학교까지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
이 이사장은 “나를 키워주던 어머니라는 울타리가 없으면 내가 혼자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가 성장과정에서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고 말했다. 이들을 위해 일월(日月)과 같은 밝음으로 생의 희망을 주고, 재활과정을 통해 원숙한 정신적·기능적 건강인으로 탈바꿈하며, 사회참여를 할 수 있게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등 세 가지 목표를 바탕으로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장애를 극복하고 성공한 사업가로 자리매김한 그가 복지사업에 뛰어들게 된 시점은 1987년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앞두고 전국에 장애인종합복지관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당시 노태우 정부의 방침 아래 제주에서는 적임자로 이 이사장이 낙점돼 장애인 전문 사회복지법인 춘강을 설립했다. 이후 제주도장애인종합복지관 수탁을 시작으로 서귀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춘강장애인근로센터, 직업재활시설 어울림터, 제주춘강의원 등 제주시 장애인 복지시설 전반을 운영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장애인·취약계층 지원의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함을 지적하며 “무조건적인 소득보장과 보편적 복지가 아닌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가령 장애인들이 사회복지 기관을 통해 재기하고 돈을 조금 벌기 시작하면 오히려 기초생활수급자 지위를 박탈당하고 혜택도 받을 수 없게 돼버리는 맹점이 있다”며 “오히려 일을 하면 수입이 줄어 재기를 포기하는 사례가 있고 이런 점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강구해야한다”고 말했다.
1991년에는 제주적십자사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모친의 뜻을 기려 적십자에 1억원을 기탁해 이를 기반으로 오보수월(모친의 법명) 기금을 조성하면서 적십자와도 연을 맺었다. 이같은 공로로 2012년 삼성호암상을 수상했으며 당시 받은 상금 3억원도 전액 기부해 에티오피아와 미얀마 등 개발도상국에 의수·의족센터 건립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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