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거절한 보상 기회 왔다…"훈련에서 유독 뛰어난 드라구신" 후보가 선발로 뛸 차례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토트넘 홋스퍼 신입생 라두 드라구신(22)이 마침내 선발로 뛸 수 있게 됐다.
토트넘은 오는 17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런던 크라벤 코티지에서 풀럼과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원정 경기를 펼친다. 직전 아스톤 빌라를 대파하면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달린 빅4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이 승리로 토트넘은 16승 5무 6패 승점 53점으로 5위를 달리고 있다.
토트넘은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손흥민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손흥민은 1-0으로 앞선 후반 8분 브레넌 존슨의 골을 도우면서 포문을 열었다. 후반 추가시간 집중력을 잃지 않은 손흥민은 직접 득점에 성공했고, 티모 베르너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1골 2도움의 원맨쇼를 펼쳤다.
4위 분수령이 될 아스톤 빌라전을 크게 이기면서 모든 게 좋았던 토트넘인데 변수는 미키 판 더 펜의 부상이었다.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부임하고 직접 영입한 판 더 펜은 이번 시즌 토트넘이 높은 수비 라인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큰 키에도 주력이 좋아 뒷공간을 책임지는 능력이 우수하다.
다만 스프린트를 할 때가 많다보니 허벅지에 문제가 많다. 판 더 펜은 지난해 11월에도 첼시를 상대로 공격수를 쫓아가다가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단순한 통증이 아니었고, 올해 1월 중순까지 재활에 매진해야만 했다. 복귀한 뒤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다시 주전을 되찾았는데 또 다시 허벅지를 부여잡고 쓰러졌다.
판 더 펜이 풀럼 원정에 가세하지 못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판 더 펜 부상과 관련해 "주말 경기 출전은 어려울 것 같다.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풀럼전은 출전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A매치 휴식기가 곧 있어 너무 많이 결장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판 더 펜이 전력에서 이탈하지만 걱정은 없다. 이전이라면 마땅한 백업이 없었겠지만 지금은 믿을 만한 드라구신이 버티고 있다. 드라구신은 지난 겨울 이적 시장에서 센터백 보강 차원에서 영입된 즉시 전력감이다. 수비 전술이 빼어난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기량을 증명했다.
드라구신은 유소년 시절을 유벤투스에서 보냈다. 이후 삼프도리아와 살레르니타나에서 임대 생활을 했다. 제노아와는 지난 시즌 임대 형식으로 인연을 맺었다. 당시 제노아는 세리에B(2부리그)이 있었고, 드라구신은 전 경기에 출전해 1부리그 승격에 기둥이 됐다. 세리에A로 승격하는 기쁨을 누린 제노아는 드라구신을 완전 영입하는 선택을 했다. 이번 시즌까지 드라구신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57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꾸준한 모습을 과시했다.
드라구신의 장점으로는 빌드업이 꼽힌다. 최후방에서부터 공격 전개가 기본이 되는 현대 축구에서 중앙 수비수에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능력이다. 이 부분이 꽤 괜찮아 이목을 끌었다. 무엇보다도 최대 강점은 체격 조건이다. 191cm의 장신을 바탕으로 한 대인방어가 탁월하다. 이번 시즌 세리에A에서 클리어링 2위(87회), 공중볼 경합 성공 1위(59회), 드리블 돌파 허용 1회 등 여러 부문에서 최고치를 자랑했다.
토트넘과 함께 바이에른 뮌헨도 드라구신 영입을 희망했다. 드라구신이 토트넘행을 택했다. 그는 "토트넘의 관심을 들은 뒤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모든 부분을 다 고려한 선택이었고 내 커리어에 있어 최선의 단계라고 판단했다"며 "토트넘이 엄청난 팬층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엄청난 레벨이라 토트넘에 오는 걸 학수고대했다.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지만 정말 놀라운 결정이고, 하루빨리 모두를 알아가며 경기장에 서고 싶다"라고 입단식에서 말했다.
기대에 찬 토트넘 생활이었는데 지금까지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계약서에 사인할 때만 해도 판 더 펜과 크리스티안 로메로 모두 부상으로 한동안 뛰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둘 모두 괴물 같은 회복력을 보여줬고, 부상에서 돌아온 뒤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주전 자리를 굳혀나갔다. 드라구신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데뷔한 뒤 맨체스터 시티, 에버턴전까지 모두 후반 막바지 교체로 뛰는 게 전부였다.
빌라전 투입도 갑작스러웠다. 판 더 펜의 부상으로 급히 들어가 41분을 소화했다. 그래도 드라구신은 준비된 카드였다. 무리없이 토트넘 수비 전술에 녹아들면서 무실점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제는 로메로와 선발 호흡으로 오래 기다린 보상을 받게 됐다.
드라구신을 향한 믿음은 대단하다. 드라구신의 에이전트인 플로린 마네아는 토트넘 내부 평가를 전달했다. 최근 인터뷰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드라구신에게 항상 인내심을 가지라고 말한다. 토트넘은 잘 짜여진 계획으로 시즌을 보내고 있다"며 "드라구신도 자신의 차례가 오길 기다렸다. 경쟁을 통해 발전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어 "토트넘은 매일 드라구신의 기량을 체크한다. 토트넘 관계자에 따르면 드라구신이 유독 훈련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는다. 나무랄 데 없는 선수로 불린다. 나도 매일 훈련을 지켜보는데 드라구신은 공식 경기를 방불케 하듯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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