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최강 로켓 ‘스타십’ 발사 뒤 교신 두절
1·2차 이어 3차 발사도 성공 못해
미국 민간기업 스페이스X가 개발한 사상 최대·최강 로켓 ‘스타십’이 3번째 시험 발사됐지만, 막바지 비행 도중 지상 관제소와 교신이 끊겼다. 대기권에 재진입하다 동체가 파손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페이스X는 현지시간 14일 오전 8시25분(한국시간 14일 오후 10시25분) 미 텍사스주 보카치카에 있는 스타베이스 발사장에서 스타십을 발사했다. 발사 장면은 인터넷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스타십은 인류가 지금까지 개발한 로켓 가운데 가장 크다. 길이가 120m로, 여태껏 가장 컸던 로켓인 ‘새턴 5호(110m)’를 능가한다.
스타십은 엔진의 힘, 즉 추력도 사상 최강이다. 무려 7590t이다. 2022년 아르테미스 1호를 달 근처로 비행시켰던 ‘우주발사시스템(SLS)’ 추력인 3900t보다 2배 가까이 강하다. 이런 규모와 힘 덕택에 스타십에는 사람을 최대 100명까지 태울 수 있다.
이날 스타십은 발사 2분 45초쯤 뒤에 1단부인 ‘슈퍼헤비’가 엔진 연소를 끝내고 2단부인 ‘스타십 우주선’에서 떨어져 나갔다.
그 뒤 스타십 우주선은 계속 상승해 고도 약 230㎞까지 올라갔다. 이 고도를 전후해 30여분간 지구 궤도를 돌던 스타십 우주선은 이후 빠르게 고도를 낮춰 대기권으로 재진입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스페이스X의 인터넷 생중계 화면이 멈춘 뒤 복구되지 않았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고도가 지속적으로 낮아져 발사 1시간 4분 뒤에는 인도양에 착수할 예정이었다.
스페이스X는 이날 “통신 신호가 끊겼다”고 밝혔다. 대기권 재진입 뒤 공중에서 동체가 부서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이번 비행은 스타십의 3번째 시험 발사였다. 지난해 4월과 11월 각각 있었던 1차와 2차 시험 발사 때에는 모두 기계적인 이상이 일어나면서 계획된 비행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스페이스X는 스타십을 인위적으로 공중 폭발시켰다. 1차 발사 때에는 4분간, 2차 때에는 8분간 비행했다.
이번 3차 시험 발사는 이전 발사 때보다는 비행 시간이 길었다. 총 48분간이었다. 우주과학계는 이를 고무적으로 받아들인다.
빌 넬슨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에서 스페이스X에 대해 “축하한다”며 “하늘로 솟구친 스타십을 통해 우리는 인류를 달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X 설립자이면서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X를 통해 “스타십은 인류를 화성으로 데려갈 것”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스타십이 예정된 비행을 완전히 마치지 못한 것은 여전히 문제다. NASA는 2026년 사람 2명을 월면에 보내기 위해 사용할 착륙선으로 스타십을 선정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예정된 시점에 인간을 달로 보내려면 스타십의 조속한 성공이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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