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1위' DB 김주성 감독 "통합우승하면 펄쩍펄쩍 뛸 것"
연장 끝 KT에 107-103 승리…4년 만의 정규리그 1위
[원주=뉴시스]안경남 기자 = 프로농구 원주 DB를 4년 만에 정규리그 1위로 이끈 김주성 감독이 통합 우승을 바라봤다.
DB는 1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수원 KT와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07-10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38승10패가 된 DB는 잔여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코로나19로 시즌이 조기 종료돼 서울 SK와 공동 1위가 됐던 2019~2020시즌 이후 4년 만이자 구단 역대 7번째 정규리그 1위다.
또 개막 첫날부터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DB는 역대 4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 1위를 완성했다.
김주성 감독은 경기 후 "아주 기쁘다. 떨리기도 했는데 승리로 우승해서 감회가 새롭다. 선수들이 정말 잘 이끌어줬다. 부족한 감독인데, 선수들이 제가 배울 수 있도록 시즌 잘 치러줬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DB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정규리그 1위를 맛본 그는 "처음 원주에 왔을 때 20년 넘게 있을 걸로 상상도 못 했다. 먼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인생에서 제일 오래 산 제1의 고향이 됐다. 그래서 팬들이 더 응원하고 격려해 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 시즌 도중 감독 대행으로 DB 지휘봉을 잡은 뒤 정식 사령탑으로 이번 시즌에 나선 김 감독은 데뷔 첫 해 정규리그 1위에 오른 KBL 역대 5번째 지도자가 됐다.
앞서 2001~2002시즌 김진(동양), 2012~2013시즌 문경은(SK), 2015~2016시즌 추승균(KCC), 2021~2022시즌 전희철(SK)이 정식 감독 데뷔 시즌 정규리그 1위에 오른 바 있다.
김 감독은 "선수로 우승할 때 같이 뛰면서 좋아했는데, 감독이 되니까 그럴 순 없더라"고 웃으며 "챔프전에서 우승하면 함께 뛰겠다. 저를 낮추는 게 아니라 부족한 감독을 좋게 만들어줘서 더 기쁘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1위의 일등 공신으로 '주장' 강상재를 꼽은 김 감독은 "주장을 맡으면서 성격을 탈피하고 나이도 중간인데 선후배를 잘 이끌었다. 원래 가진 실력을 올해 만개해서 감독으로 많이 뿌듯하다"고 칭찬했다.
올 시즌 매 경기가 위기였다는 김 감독은 정규시즌 전 컵대회 실패가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나름 준비를 했다고 했는데, 너무 실망스러운 경기를 했다. 버스로 돌아오는 길에 정말 화가 많이 났다. 다음날 비디오미팅을 4~5시간 하고, 정규시즌 개막이 일주일 남았지만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 그게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1위에 오른 DB가 시즌 최우수선수(MVP)를 독식할지도 관심이다.
디드릭 로슨은 외국인 선수 MVP가 유력하고, 강상재와 이선 알바노는 국내 선수 MVP를 두고 '집안싸움'을 벌인다.
김 감독은 "로슨은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다른 걸로 커버하려는 수준이 높다. 덕분에 팀이 유지됐다. 너무 큰 존재다. 로슨은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상재와 알바노의 경쟁엔 말을 아끼면서도 "알바노는 작년보다 모든 스탯이 업그레이드됐다. 충분히 받을 자격이 있다"고 했고 "강상재는 국내 공헌도 1위다. 그건 넘사벽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정규리그 1위를 조기 확정한 김 감독은 "김종규의 무릎이 많이 안 좋아서 출전 시간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기간이 많이 남아서 마냥 쉴 순 없다"고 했다.
김 감독은 한상민 코치, 이광재 코치에도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저 혼자서 못했다. 코치들과 언성을 높이며 토론을 한 것들이 큰 도움이 됐다. 벤치 앞에서 제가 못 보는 걸 코치들이 잡아줬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자신이 현역으로 뛰었던 동부 시절보다 지금의 DB가 더 강하다고 했다.
그는 "제가 뛸 때는 수비 농구로 우승했는데, 지금 DB는 수비도 좋은데 빠른 농구로 90점을 넘는다. 지금 선수들이 더 잘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DB는 통합우승했던 2007~2008시즌 이후 16년 만에 다시 챔피언에 도전한다. DB는 통산 3차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어떤 팀을 만나고 싶냐는 질문에는 "어느 팀이 와도 힘들다. 쉽게 이긴 팀이 없다. 어떤 팀이 될지도 안갯속이다. 남은 경기 유심히 잘 보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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