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국민의힘, ‘5·18 북한 개입설’ 도태우 공천 취소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14일 밤 5·18 민주화운동 북한 개입설을 과거 제기한 도태우 후보(대구 중·남)의 공천 결정을 취소했다.
공관위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도 후보에 대한 공천 취소를 의결했다”며 “도 후보의 경우 5·18 폄훼 논란으로 두 차례 사과문을 올린 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공관위는 “공천자가 국민 정서와 보편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경우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한 경우 등에는 후보 자격 박탈을 비롯해 엄정 조치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고 밝혔다.
도 후보는 2019년 2월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북한 개입 부분은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충실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의혹은 결코 공상적이거나 근거가 아주 희박한 것이 아니다”라며 “5·18은 자유민주화적 요소가 있지만,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도 후보는 두 차례에 걸쳐 사과했고, 공관위는 지난 12일 회의에서 이를 근거로 공천을 철회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내에선 접전지인 수도권과 충청권 출마자를 중심으로 도 후보 공천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대전 유성을)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분의 발언 때문에 여러 가지 당이 의심을 받고 있다면, 읍참마속도 하는데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도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인 안철수 의원(경기 성남분당갑)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수도권이 전반적으로 안 좋은 상황”이라며 “과거에, 논란들에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아 선거에서 참패한 사례가 있었다. 지금 여러 논란에 대해 당이 단호하게 대처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호남 출신인 함운경 후보(서울 마포을)도 “도 후보가 사퇴하지 않을 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도 후보 공천 철회 전 “5·18에 대한 우리 당과 저의 입장은 분명하다”며 “과거에 정치하지 않을 때 과오가 있을 경우 그걸 확실히 반성하고 바꿨다면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판단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오는 15일 전남 순천, 광주, 전북 전주 등 호남 방문을 앞두고 있다.
당 지도부가 도 후보 관련 결정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밝혔지만 야당과 5·18 관련 단체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도 후보 관련 추가 의혹 제기가 이어지자 중도층 이탈을 우려한 공관위가 결국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도 후보는 2019년 8월13일 태극기집회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문재인의 이런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 아닌가 그런 상상을 해보게 된다”라고 말한 사실이 이날 알려졌다. 당시 도 후보는 “뇌물 혐의가 있던 정치인은 죽음으로 영웅이 되고, 그 소속 당은 그로 인해 이익을 봤다”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도 했다.
이번 총선 공천 과정에서 국민의힘 공관위가 공천을 취소한 것은 이번이 네번째다. 공관위는 지난 2일 당협위원장 시절 시의원 등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고소된 김현아 후보(전 의원·경기 고양정) 공천을, 지난 8일엔 시장 재직 당시의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일호 후보(전 밀양시장·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공천을 각각 취소했다. 공관위는 이날 낮엔 지역구 사업가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정우택 후보(국회부의장·충북 청주상당) 공천을 취소했다.
국민의힘에선 이혜훈 서울 중·성동 후보(전 국회의원)의 경선 여론조사 거짓 응답 권유 의혹, 김형동 경북 안동·예천 후보(의원)와 박덕흠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후보(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조수연 대전 서갑 후보와 장예찬 부산 수영 후보의 과거 막말 논란도 제기된 상태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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