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무명 골키퍼의 은퇴 “때로는 포기해도 괜찮습니다”
[앵커]
최근 한 무명 K리그 선수의 은퇴 선언이 축구 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겼는데요.
1등이 아니어도 행복할 수 있다며 이른바 포기할 용기를 보여준 임민혁을 이준희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그라운드를 떠나는 스타들의 마지막은 빛나던 선수 시절만큼이나 화려했습니다.
팬들의 축복 속에 은퇴를 하는 선수들이 있는 반면, 여기 아무도 모르게 축구화를 벗은 한 무명 골키퍼도 있습니다.
프로 생활 7년간 단 서른 경기 출전, 후보 생활을 전전한 끝에 은퇴를 결정한 임민혁이 최근 SNS에 남긴 작별인사는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서른 쯤이면 간절해도 안되는 게 있다는 걸 깨달았다", "위대하진 않았지만 내 삶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온 사실만으로 충분히 만족한다".
이른바 포기할 용기를 보여준 임민혁의 은퇴선언에 수백 명의 축구팬들이 "감동을 받았고, 또 용기를 얻었다"며 공감을 표현했습니다.
[임민혁/전 천안시티FC 골키퍼 : "포기한다고 해서 누가 뭐라 할 것도 없고, 지금까지 스스로 만족하고 거기에서 가치를 찾았고, 의미를 찾았기 때문에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도 된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감동의 은퇴 선언 이후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는 등 현역 때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전남, 대전, 천안을 거치는 동안 넘버원 골키퍼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1등이 아니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말합니다.
[임민혁 : "1등을 하지 않아도 인생을 살아가야 하잖아요. 2등으로 버티자 이런 생각도 있었고, 2등 아니고 3등이면 어때라는 생각도 차츰차츰 좌절 속에서 배웠던 것 같아요."]
자신처럼 소외된 선수들이 은퇴 후 사회에 안착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축구 행정가가 꿈이라는 임민혁.
인생 제2막에서도 조연을 꿈꾸는 임민혁은 모두가 포기할 용기를 가슴 속에 품고 살길 바랍니다.
[임민혁 : "떨어져도 그렇게 높은 곳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프지 않습니다. 충분히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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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 기자 (fcju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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