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 대표 철강기업 일본제철 인수에 이례적 반대 성명

이본영 기자 2024. 3. 1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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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 성명을 내어 일본제철의 유에스스틸 인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유에스스틸은 한 세기 이상 미국 철강 기업의 상징이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는 13일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유에스스틸 인수 시도에 대한 우려 표명 계획을 일본 정부에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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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연설하고 있다. 밀워키/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 성명을 내어 일본제철의 유에스스틸 인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유에스스틸은 한 세기 이상 미국 철강 기업의 상징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런 반대 입장 표명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유에스스틸이 외국 기업에 넘어가는 것에 대한 정치적 부담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는 13일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유에스스틸 인수 시도에 대한 우려 표명 계획을 일본 정부에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유에스스틸 주가는 13% 폭락했다. 세계 4위 철강업체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유에스스틸을 149억달러(약 19조63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이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위원회가 심의 중인 사안에 공개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1901년 철강업체들의 합병으로 탄생한 유에스스틸은 한때 세계 최대 기업이었으나 지금은 철강 분야 세계 25위로 위상이 크게 내려갔다. 하지만 한때 미국 제조업을 상징해온 기업이라는 점, 철강이 무기의 주요 소재로 안보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점 때문에 강한 반대 의견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하면 거래를 취소시키겠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주요 지지 기반인 노조도 의식해야 한다. 유에스스틸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는 대표적인 경합주다. 그는 2020년에 이곳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1.17%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2016년 대선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0.72%포인트 차이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눌렀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행정부가 일본 정부 쪽에 펜실베이니아 지지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를 댔다고 산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본제철은 유에스스틸 브랜드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본사도 유지하겠다며 설득에 나섰지만, 노조는 공장이 저가품 생산 시설로 이용되면 노동자 처우가 악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번 거래가 무산되면 기시다 후미오 총리 입지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외교협회의 통상·경제 전문가 매슈 굿맨은 “일본 총리는 대미 관계를 잘 관리해야 할 뿐 아니라 그것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보여줘야 한다”며, 낮은 지지율에 시달리는 기시다 총리가 더 곤란해질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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