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기업 유치… 인천 UAM허브도시로 도약 꿈꾼다 [지방기획]

강승훈 2024. 3. 1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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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항공산업 육성 잰걸음
美 아틀라스 중정비센터 등 설립 추진
항공우주산업 유지·보수 생태계 조성
대한항공 엔진정비공장 영종 이전 성과
2개 건물에 1000여명 인력 고용 기대
K-UAM 콘펙스, 기술 발전 등 한눈에

항공산업은 제조부터 컴퓨팅, 자율비행에 이르기까지 각종 첨단기술이 적용된다. 제품을 만드는 것에서 개조, 정비까지 사람의 손이 닿아야 한다. 다른 미래산업과 달리 노동집약적으로 완전 자동화가 불가능하다. 항공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12.2%로 자동차부품(5.5%), 기계(5.3%), 조선(3.3%) 등과 비교해 상당히 높다.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여객·화물 수송이 대표적이다. 최근 안전, 환경, 시설물 관리의 여러 영역에 활용 중인 드론과 더불어 환경친화적이고 저소음 운송이 가능한 도심항공교통(UAM)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항공·자동차 산업이 조화를 이루는 UAM은 우리의 일상공간에서 막힘없이 더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게 도울 전망이다. 인구의 대도시 집중이 가속화되면서 자동차로 인한 교통 혼잡과 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하다. 이런 과제의 대응을 위해서도 UAM은 피할 수 없는 선택으로 꼽힌다. 성장 가능성도 무한하다.

국토교통부는 2040년까지 800조원의 시장이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꿈이나 예측이 아닌 현실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인천이 드론과 UAM 같은 세계적 트렌드에 발 맞추고 지역 고유 정체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항공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드론으로 선박 화재를 진압하는 실증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 제공
◆잠재력 무궁무진 몸집 빠르게 키운다

14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인천공항 항공정비복합단지 조성과 함께 이 분야의 국제적 기업을 유치 중이다. 미국·싱가포르·독일·중국을 비롯한 외국의 주요 거점공항은 이미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진행하며 부가가치 창출에 나서고 있다. 인천은 이번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 지원으로 강소기업 육성을 서두른다. 또 부품 제조기업의 신규 진입 및 글로벌 무대 진출이 원활하도록 인증 획득을 돕는다.

유능한 인적자원 양성을 위해 교육기반 마련에 더해 고교생부터 재직자까지 순환적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초급자에서 숙련된 엔지니어로 성장시키고자 한 취지다. 이미 확정된 중정비·엔진정비 분야에서만도 2026년까지 약 2440명의 직접고용 순증이 예상된다. 우리나라 전체 항공정비 물량(연 2조5000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해외 의존도를 국내로 전환시킨다는 구상이다. 청년 남성의 병역과 여성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적인 노력도 강구한다.

이스라엘 국영 항공우주산업 화물기 개조사업 및 미국 아틀라스 중정비센터 설립 추진으로 MRO 생태계 기반을 다지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기 부천시 엔진정비공장은 영종도 운북지구로 이전하는 성과를 냈다. 분해·수리·조립이 진행되는 수리시설, 성능시험장 등 2개 건물을 건립 중이다. 건축면적은 기존 부천공장(9713㎡)의 다섯배에 육박하는 4만7825㎡ 규모다. 시는 1000여명의 인력 고용을 기대하고 있다.

드론으로는 입체적 도시관리 방안을 갖춘다. 위험하고 어려운 작업이나 대규모 지역의 빠르고 정밀한 탐사 및 정보를 모을 수 있는 강점이 십분 발휘된다. 이때 시는 드론기업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핵심기술 개발과 부품 국산화를 이끈다. 동시에 드론 전용 비행시험장, 인증센터 같은 국가 주요시설이 들어서도록 관심을 기울인다. 산업화에 필요한 제품 개발∼시험∼평가∼인증이 원스톱으로 처리되는 체계를 완성시킨다.

드론 도시관리센터 설치도 준비한다. 여기서 수집한 데이터는 공공부문 담당자가 직접 이용할 수 있도록 자료를 재생산하는 한편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더욱 안전한 운용 환경을 유지시킨다. 2017년부터는 갯끈풀(생태계교란종) 조사, 경기장 사각지대 점검이 포함된 40건의 실증 등으로 사회문제 해결을 모색했다. 청소년·어르신의 지역 구성원들의 드론 비행에 대한 수용성을 높이는 체험·강좌도 연다.
◆“일상 획기적 변화 기후변화 대응도”

UAM 기술 발전과 국내외 동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K-UAM 콘펙스(Confex)’를 2021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콘펙스는 콘퍼런스(conference)와 전시회(Exhibition)가 결합된 행사로, UAM 허브도시의 위상 확보에 목적을 둔다. 온라인에 실제와 똑같은 환경을 갖추고 관련 기체를 미리 테스트해 본다. 실제 운항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소프트웨어적인 결함을 사전 확인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시 관계자는 설명한다. 지난해 ‘2024 파리 하계올림픽’ 기간 운용할 UAM 서비스를 미리 선보여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시는 실증·상용화에도 힘쓴다. 지난해 5월 국가의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그랜드챌린지’ 2단계 도심 실증사업을 유치한 바 있다. 수도권매립지·청라(드론시험인증센터)에서 경인아라뱃길을 따라 계양테크노밸리신도시를 잇는 구간에서 수행된다. 인천은 국제공항과 인천항, 그리고 수도권 배후 수요와 다양한 168개의 섬이 있어 UAM 도입을 위한 연구개발, 실증, 상용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천은 우리나라 최초로 독자적인 조례를 제정하고, 다수 프로젝트를 선도적으로 추진 중이다. 지난해 10월 도심항공교통 활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해 보다 구체적인 상용화 계획을 추진하는 데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참여하는 기업들은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실제 환경에서 기체 비행을 펼칠 수 있다. 지방정부는 시범운용구역을 지정받는다.

시는 미국·유럽 내 도시·공항·대학·연구소와 현안 및 노하우를 공유하고 기업 간 매칭으로 공급망 구축, 지분 투자 등을 지원한다. 거스(GURS)가 핵심이다. 거스는 2021년 인천이 의장도시로 역할을 수행하며 발족에 나선 로스엔젤레스·일드프랑스·오덴세·뮌헨의 도시·공항·연구소 간 계층적 협력체다. 대학에서는 인하대와 영국 크랜필드대가 참여 중이다. 회원은 당초 10개에서 14개 기관으로 늘어났다.

시 관계자는 “거스는 향후 도시 간 기업육성 등 공동정책을 마련하고, 대학·연구기관의 경우 기술의 개발, 인력 양성 등에 머리를 맞댈 것”이라며 “대륙별·거점별 선도도시를 포함해 협력체 규모도 점차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시민의 정주 여건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구체적 일정 수립·실천으로 변화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정복 인천시장 “도심항공교통 성장 주력… 일자리 창출 등 이뤄낼 것”

“대한민국 관문 인천공항과 수도권 2600만 수요 바탕의 도심항공교통(UAM) 육성으로 일자리 창출, 인구 유입, 정주여건 개선을 이룰 것입니다.”

유정복(사진) 인천시장은 14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인천시가 UAM 실증 여건과 인프라를 마련해 글로벌 ‘테스트베드’(Test Bed: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의 성능 및 효과를 시험할 수 있는 환경 혹은 시스템, 설비)로 도약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더 나아가 해외기업 유치와 관련 제조·부품·정비 분야까지 확장시켜 인천형 UAM 시스템의 확산 및 도시 브랜드를 제고하겠다는 게 유 시장의 원대한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노후 산단은 자연스럽게 미래산업으로 전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유 시장은 공항·항만을 기점으로 수도권의 경우 30분 내에 이동하고, 섬 일일생활권을 구축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인천만의 육성으로는 경제성이 부족할 수 있다”면서 “도시 내 단거리 노선의 운용이 아닌 인접 지역들을 연결하는 거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시는 계양신도시·영종에 특화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인천공항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2022년에는 관내 기초지자체와도 상용화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경기 광명시와 하늘길을 여는 데 협력하는 중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국토교통부 K-UAM 그랜드챌린지 2단계 대상지에 청라∼아라뱃길∼계양 14㎞ 구간이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유 시장은 “인천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산학융합지구 프로젝트로 설립된 항공우주산학융합원과 긴밀히 협력 중”이라며 “이에 그치지 않고 거스(GURS)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외연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UAM 활성화를 위한 정책 운영, 인력 양성 등 전반의 공동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2050년 우리나라 도시화율은 86% 수준이고 각종 문제로 인해 경제·사회적 손실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 시장은 ‘UAM 시대’가 이런 현상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믿고 있다. 유 시장은 “도심 상공을 활용하는 3차원 친환경 운송수단이 일상적으로 쓰이면 급격한 도시화와 기후 위기가 해결될 수 있다”며 “인천이란 대도시 배경의 UAM 체계를 한층 선제적으로 갖추고 발전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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