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사령탑으로 정규리그 우승한 김주성 “이젠 통합우승에 도전하겠다”
“승리로 우승을 결정지으니 감회가 새롭네요.”
프로농구 원주 DB 김주성 감독(45)은 미소가 절로 흘렀다. 친정팀 지휘봉을 잡고 꿈에 그리던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됐으니 그럴 법 했다.
김 감독은 1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수원 KT와 홈경기에서 107-103으로 승리해 우승을 확정지은 뒤 취재진과 만나 “많이 떨렸는데 많이 기쁘다. 승리로 우승을 확정지었기에 감회가 새롭다. 선수들이 부족한 감독을 정말 잘 이끌어줬다”고 웃었다.
이날 DB는 38승(10패)을 기록한 DB는 남은 6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KBL 역사상 선수로, 감독으로 모두 정규리그 꼭대기에 오른 것은 그를 포함해 5명에 불과하다. 친정팀에서 이 영광을 누린 것은 두 번째다.
김 감독은 “처음 원주에 왔을 땐 20년 넘게 머무를 줄 몰랐다”며 “인생에서 가장 오래 산 제1의 고향이 됐다. 팬들도 그래서 더 응원해주시는 것 같다”며 “선수 시절에는 팔짝팔짝 뛰었다. 통합우승까지 한다면 내가 더 뛰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10개팀 중 7위에 그쳤던 DB가 정규리그에서 우승할 줄은 김 감독조차 예상하지 못했다. 개막 전 우승후보로 조명받은 부산 KCC와 서울 SK의 2강 구도과 비교하면 전력에 손색이 컸기 때문이다.
당시를 떠올린 김 감독은 “개막전 KBL 컵대회에서 너무 실망스러운 경기를 했던 게 거꾸로 터닝 포인트였다”며 “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다음날 비디오 미팅 4~5시간을 하고, 개막까지 강도높은 훈련을 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경기를 치를 때마다 선수들에게 가스라이팅을 하는 것처럼 긴장감을 준 것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이번 시즌 우승에 공헌한 선수들도 주장인 강상재와 외국인 선수 디드릭 로슨, 이선 알바노 셋을 손꼽았다.
김 감독은 “이번 시즌 주장을 맡은 (강)상재가 선후배를 잘 이끌어줬다. 자신의 실력까지 올해 만개했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됐다. 국내 선수 공헌도가 1위”라면서 “로슨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선수다. 이 선수가 있으니 어느 정도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알바노도 다방면에서 실력이 발전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한상민 코치와 이광재 코치도 감독이 혼자 할 수 없는 부분을 많이 도와줬다. 농구에 대한 열정이 큰 친구들도, 서로 배워가면서 한 시즌을 잘 보냈다”고 덧붙였다.
DB는 이번 우승으로 4강 플레이오프(PO)에 직행해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도 중요해졌다. 남은 과제인 통합우승을 위해서라도 중요한 부분이다. 김 감독은 “코칭스태프들과 상의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워낙 많은 경기가 남았기에 플랜을 잘 짜야 한다. 주요 선수들은 출전 시간을 분배하면서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원주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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