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결승타…‘스무 살 포수’ 김동헌의 심상찮은 타격감
김동헌(20·키움)은 고졸 신인이던 지난해 팀 내 포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102경기에 출장했다. 보통 포수는 프로에 들어와 꽤 오랜 시간 담금질을 거친다. 안정적인 수비는 기본이고, 투수와의 호흡과 경기를 읽는 능력 등을 두루 길러야 하기 때문이다. ‘반쪽’이란 평가를 듣지 않으려면 공격력도 충분히 갖춰야 한다.
키움은 2023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2순위로 김동헌을 지명했고, 미래의 ‘안방마님’으로 키우기 위해 데뷔 시즌부터 많은 경험을 쌓게 했다. 김동헌은 구단의 기대에 곧잘 부응했다. 경험 부족의 아쉬움보다 빠르게 1군 무대에 적응해 나가는 ‘성장세’가 돋보였다.
김동헌의 재능은 타석에서 특히 도드라졌다. 그는 지난해 10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2, 2홈런, 17타점, OPS 0.631의 성적을 남겼다. 꾸준함이 부족하긴 했지만, 8월에는 24경기에서 타율 0.352, OPS 0.861을 기록하는 등 펄펄 날았던 적도 있다.
김동헌은 정규시즌 활약을 인정받아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표팀 백업 포수로 뛰며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도 참가해 야구를 보는 시야를 넓혔다. 최근에는 ‘팀 코리아’에 선발돼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LA 다저스와 이벤트 경기도 치른다.
프로 2년 차 김동헌은 올해 키움의 가장 유력한 주전 포수 후보다. 베테랑 포수 이지영이 SSG로 이적하면서 그의 역할도 지난 시즌보다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김동헌은 시범경기에서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정규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4경기에서 타율 0.500(8타수 4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한 김동헌은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원정 경기에서도 뜨거운 타격감을 뽐냈다. 이날 6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한 김동헌은 2회 첫 타석에서 SSG 외국인 투수 로버트 더거를 상대로 첫 안타를 뽑았고, 2-2 동점이던 3회 1사 3루에서는 역전 적시타를 때려 더거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김동헌은 6회 수비를 앞두고 김재현과 교체됐다.
키움은 김동헌의 결승타를 앞세워 SSG를 5-4로 꺾고, 시범경기 5경기 만에 첫 승리를 따냈다. 4번 타자 최주환도 2타수 1안타(3루타) 1볼넷 1타점으로 활약했다. 이날 첫선을 보인 SSG 더거는 2.1이닝 동안 안타 5개와 사사구 3개를 허용하며 3실점(2자책) 했다. SSG는 7회 3-5에서 최지훈이 추격 솔로포를 터트리며 키움을 추격했으나 경기를 뒤집진 못했다.
인천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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