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형사기동대 부활… “범죄 꼼짝마”

이보람 2024. 3. 1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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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오후 9시 울산 대표 유흥가인 남구 삼산동.

하지만 3시간쯤 뒤 이들은 다시 호프집 주인 등 일행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위협했고, 은색 승합차를 타고 도착한 울산경찰청 형사기동대에 모두 붙잡혔다.

25년 만에 부활한 '형사기동대'가 범죄 현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마약범죄수사계 형사 14명은 형사기동대에 오기 전 지난해 검거한 마약사범이 272명에 달할 정도의 실력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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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원팀’으로 맹활약
태권도 6단부터 간호사 출신까지
총 70명의 베테랑 형사들로 구성
살인·강도·마약·국제범죄 등 대응
조폭 난동 현장 찾아 일순간 정리
해외도피 필로폰 중간책 붙잡기도

지난달 21일 오후 9시 울산 대표 유흥가인 남구 삼산동. 건장한 체격의 20∼30대 남성 5명이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골목 한 호프집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이들은 “왜 우리 형님 여자친구를 무시하냐. 주인 나와라”라고 소리쳤다. 맥주잔을 깨고, 의자를 집어 던지는 행패도 부렸다. 이들은 범죄조직인 ‘신역전파’ 추종 세력들. 겁에 질린 호프집 주인은 급히 사과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3시간쯤 뒤 이들은 다시 호프집 주인 등 일행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위협했고, 은색 승합차를 타고 도착한 울산경찰청 형사기동대에 모두 붙잡혔다. 무도 경찰관이 다수인 형사기동대가 출동하자 조폭 난동 현장은 일순간에 정리됐다.
울산경찰청 형사기동대가 지난달 21일 울산 남구 유흥가를 순찰하고 있다. 울산경찰청 제공
25년 만에 부활한 ‘형사기동대’가 범죄 현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무도 경찰관, 강력계 형사, 마약수사관 등 이른바 ‘내로라하는’ 형사들이 원팀을 이뤘다. 울산에는 70명의 형사로 기동대가 꾸려졌다. 대부분 10년 이상 강력계 등 수사 현장에서 일해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형사기동대는 1980년대에도 맹활약했다. 경찰 제복이 아닌 사복 차림의 형사들로, 조폭 검거, 시위 진압 등의 역할을 했다. 1986년 만들어진 형사기동대는 1999년 기동수사대, 2006년 광역수사대, 2021년 강력범죄수사대로 이름과 역할이 바뀌었다.

수사 분야는 범죄를 가리지 않는다. 살인, 강도 등 강력범죄부터 조폭, 마약, 보이스피싱, 국제범죄까지 아우른다. 장기 미제 살인 사건 수사나 순찰 등 범죄 예방 활동까지 한다. 특이한 이력을 가진 팀원도 있다. 조폭수사팀의 유일한 여성인 박명은(40) 경장은 태권도 6단의 무도인이다. 팀 내에서 가장 무술 실력이 뛰어나다. 간호장교 출신인 김종석(43) 경장과 대학병원 간호사였던 임현진(31) 경사는 의료비리, 의료사고 등 전문 분야에서 활동한다. 마약범죄수사계 형사 14명은 형사기동대에 오기 전 지난해 검거한 마약사범이 272명에 달할 정도의 실력가들이다.

이런 팀원들의 활약으로 최근엔 전국에 마약을 유통하다 베트남으로 달아난 마약 중간판매책 40대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2022년 10월 경기 등에서 필로폰 200g(약 2800회 투약분)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1일 베트남과 캄보디아 국경에서 A씨를 검거해 구속했다.

양순봉 형사기동대장은 “강력범죄로부터 시민들 곁을 지키는 힘센 경호원들이라는 마음으로 범죄 현장을 발로 뛰어다니겠다”고 말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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