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지마” “사지마” 장사 방해꾼인줄 알았는데…알고보니 미중일 패권 싸움
상원 고심...바이든 “서명할것”
틱톡 반발 “30만 일자리 위험”
바이든, 美·日 철강 M&A 반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우려
대선 경합주 펜실베이니아 고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하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행정부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 표심을 고려해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뿐만 아니라 동맹국인 일본을 상대로도 ‘빗장’을 걸어잠그는 모양새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미 하원은 이날 ‘외국의 적이 통제하는 앱으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는 법안’을 찬성 352표, 반대 65표로 가결처리했다. 앞서 미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틱톡금지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음도 불구하고 하원에서는 초당적으로 틱톡금지법안을 처리했다.
법안이 상원을 통과해 발효되면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6개월 내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해야 한다. 매각에 실패할 경우 구글이나 애플 등의 앱스토어에서 틱톡을 제공할 수 없게 된다. 미국 내 틱톡 사용자는 1억7000만명이고 틱톡 미국시장 가치만 500억 달러(65조원)로 추정된다.
미국 정치권은 바이트댄스가 중국 정부 통제에 따라 미국 틱톡 사용자의 데이터를 중국에 넘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다만 미 상원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틱톡 금지법안에 유보적인 입장이어서 실제 매각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공화당 소속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은 해당 법안의 신속 처리 절차 진행에 반대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백악관은 “미 상원에서 틱톡 금지법안에 대해서 신속하게 행동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압박하고 나섰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 법안은 틱톡을 실질적으로 금지하지 않는다. 입법 목적은 소유권이 어플을 악용하거나 미국에 해를 가할 수 있는 사람의 손에 있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 틱톡 강제 매각을 압박했지만 성사시키지 못했다. 회사 규모가 크다보니 구매자를 물색하는 것도 쉽지 않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존 입장을 바꿔 “틱톡이 사라지면 페이스북 사업만 커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틱톡 경영진은 치열한 법정 대응을 예고했다. 추 쇼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는 “틱톡 크리에이터들과 영세 사업자들의 주머니에서 수 십억달러를 빼앗아 갈 것”이라며 “미국의 일자리 30만개를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면서 모든 법적 권한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4월 10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미국 워싱턴DC 국빈 방문 이전에 미·일 철강기업 인수합병(M&A)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관리들과 변호사들이 바이든 성명 초안을 작성했고 그 내용을 비공개로 일본 정부에도 사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철강 M&A거래를 차단해야 한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겠지만, 심각한 우려 표명은 사실상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US스틸 주가는 급락하기 시작해 전날보다 12.77% 하락한 40.86달러에 마감했다.
일본제철은 작년 12월 미국 산업화의 상징인 US스틸을 149억달러(약 19조6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2022년 조강생산량 4만437만t으로 세계 4위인 일본제철이 27위 업체인 US스틸을 인수하면 세계 3위로 부상한다. 그러나 미국 철강노조가 “노사간 충분한 협의없이 US스틸이 외국기업에 매각됐다”며 강력히 반대했고 미 정치권도 국가안보를 문제삼으면서 반발했다.
이에 따라 당시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긴밀한 동맹국의 기업일지라도 상징적인 미국 기업 인수시 국가 안보 및 공급망 신뢰성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공을 넘긴 바 있다. 대선을 앞두고 북부 러스트 벨트(Rust belt, 쇠락한 산업단지)에 걸쳐있는 철강노조 표심을 고려한 조치였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발표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한 바 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철강산업을 살려냈는데, US스틸이 일본에 팔린다니 끔찍한 이야기”라면서 “즉각 저지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미일 동맹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기시다 총리의 국빈방미에 앞서 일본제철의 미국 기업 인수에 불신하는 신호를 보내는 것은 당혹스러운 일”이라면서 “미국 선거의 해라서 결국 정치가 승리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일본 재계도 바이든 행정부의 변심에 충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미국에서 가장 큰 외국인 투자자이다. 이로 인해 내달 10일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국빈만찬은 어색한 상황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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