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의 막판 매운맛…현대건설 떨고 있니?

배재흥 기자 2024. 3. 1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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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박정아가 1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 경기에서 스파이크를 시도하고 있다. KOVO 제공


흥국생명·정관장 연파하며
페퍼, 창단 첫 2연승 행진


정규리그 단 1경기 남겨두고
홈서 1위팀 상대 3연승 도전
우승레이스 고춧가루 가능성


프로배구 여자부 막내인 페퍼저축은행은 정규리그 단 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2023~2024시즌 35경기를 치른 현재 승점은 17점(5승30패)으로, 이미 3시즌 연속 ‘꼴찌’를 확정한 상태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시즌 불명예스러운 신기록을 작성했다. 지난해 11월15일 한국도로공사전부터 지난달 20일 흥국생명전까지 무려 ‘23연패’를 당하며 여자부 최다 연패 기록을 갈아치웠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우승 청부사’로 불리는 날개 공격수 박정아를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하는 등 꼴찌 탈출에 사활을 걸었지만, 반전을 만들진 못했다.

조 트린지 감독은 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한 채 짐을 쌌고, 선수단 내부에서는 괴롭힘 논란까지 벌어졌다. 코트 안팎에서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시즌이었다.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페퍼저축은행은 정규리그 막바지에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8일 광주 홈에서 ‘우승 후보’ 흥국생명을 세트 스코어 3-1로 꺾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매운맛’이 살아난 페퍼저축은행은 13일 대전 원정에서 정관장도 쓰러트렸다. 이미 봄 배구를 확정한 정관장이 주전 선수 없이 경기에 나서긴 했지만, 야스민 베다르트와 박정아 ‘쌍포’를 앞세운 페퍼저축은행의 공격력은 그 자체로 매서웠다.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빅3로 꼽히는 흥국생명과 정관장을 연파하며 창단 첫 ‘2연승’을 거뒀다. 2021~2022시즌부터 V리그에 참가 중인 페퍼저축은행은 첫 시즌 17연패, 두 번째 시즌 17연패, 이번 시즌 23연패를 당하는 동안 단 한 번도 연승해본 적이 없었다.

페퍼저축은행은 16일 선두 현대건설을 광주로 불러 3연승에 도전한다. 홈에서 치르는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기회다. 현대건설마저 꺾으면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빅3를 모두 이긴 귀중한 ‘경험’을 안고 기분 좋게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다.

페퍼저축은행이 현대건설의 ‘우승 레이스’에 고춧가루를 뿌릴지도 관심사다. 정규리그 1경기씩을 남겨둔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승점 차는 1점에 불과하다.

하루 먼저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흥국생명이 GS칼텍스를 이기면, 현대건설은 페퍼저축은행을 반드시 꺾어야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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