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미세먼지 1’ 보도 MBC에 의견진술…법정제재 수순

조해람 기자 2024. 3. 14.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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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숫자’ 표기 문제 삼아
“날씨 동원 교묘한 정치 편파”
일부 위원은 “과도한 해석”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위)가 ‘미세먼지 1’ 보도 등을 이유로 MBC <뉴스데스크>에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의견진술은 법정 제재를 전제로 방송사의 의견을 듣는 절차다.

선방심위는 14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제10차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정기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선방심위는 지난달 27일 MBC <뉴스데스크>가 날씨 코너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1이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파란색의 커다란 ‘1’ 그래픽 이미지(사진)를 띄운 것을 문제 삼았다. <뉴스데스크>가 해당 날씨 보도가 방심위에 제소된 것을 다룬 지난달 29일 보도 2건도 안건에 올랐다.

방심위가 ‘바이든-날리면’ 보도를 두고 <뉴스데스크>에 중징계를 내린 점을 비판한 뉴스 꼭지 4건도 “일방의 입장만 전달했다”는 이유로 안건에 올랐다.

의대 정원 증원 이슈를 다룬 지난달 20일 보도는 국내 의사 수를 전하면서 한의사가 포함된 수치를 인용했다는 이유로 도마에 올랐다. 의사 수를 실제보다 부풀려 정부가 무리한 증원을 추진하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민원이었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이 가족·지인을 동원해 방심위 민원을 제기했다는 ‘청부 민원’ 의혹을 다룬 지난달 29일 방송분도 안건에 포함됐다. 류 위원장에 대한 수사는 더딘 데 비해 민원인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제보자를 찾는 수사는 빠르다는 내용이 왜곡이라는 이유에서다.

선방심위는 이날 논의 끝에 ‘법정 제재’를 전제로 한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손형기 위원은 “날씨까지 이용하는 MBC의 교묘한 정치 편파에 분노한다”고 했다. 최근 위촉돼 이날 처음 회의에 참석한 김문환 위원은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동여매지 않는 것처럼, 선거 국면에는 오해 살 수 있는 보도는 피해야 한다”고 했다. 백선기 위원장은 “실시간으로 방송을 보고 문제가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선거 기호) 추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심재흔 위원은 “날씨 뉴스에 정치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미나 위원은 “(특정 정당 연상이) 의도적이라면 법정 제재가 맞겠지만, 의도적이지 않다면 법정 제재까지 갈 사안은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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