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렁 맨’ 잠들다…“마법 같은 사랑의 승리”
[앵커]
어린시절 중증 소아마비에 걸려 일생의 대부분을 원통 모양의 호흡장치 안에서 보낸 미국 남성이 78살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이 남성은 원통 안의 삶을 이겨내고 변호사와 작가로 활약했는데,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부모님의 사랑 덕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박석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6살 때 소아마비에 걸려 전신이 마비된 폴 알렉산더.
폐 기능이 약해져 숨 쉬는 것도 어려워지자 쇠로 만든 원통 모양의 인공호흡장치인 '아이언 렁'이란 기기를 사용해야만 했습니다.
[폴 알렉산더 : "주변 환자들이 모두 숨졌습니다. 결국, 병실 모든 환자가 숨졌습니다."]
하지만 폴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호흡장치에서 나와 3분만 버티면 강아지를 준다는 말을 듣고 1년 동안 노력한 끝에 자신만의 호흡법을 터득했습니다.
[꿀꺽 꿀꺽 꿀꺽. 그렇게 공기를 삼키는 식으로 숨을 쉴 수 있게 됐어요. 그리고 강아지를 받았죠."]
끊임없는 호흡 훈련으로 짧은 외출도 가능해지자, 고등학교에 진학해 수석으로 졸업했습니다.
텍사스대에서는 경제학과 법학을 전공했고 이후 30년 동안 변호사로 활동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호흡 장치 안에 누워 지내야 했지만 입에 도구를 물고 키보드를 두드려 책까지 썼습니다.
["(사무실에 출근하면) 직원들이 저를 아이언 렁에 집어넣었어요. 그리고 책상을 제 (얼굴) 가까이에 붙였죠."]
이런 인간 승리를 가능하게 한 건 아들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어준 부모님의 마법 같은 사랑이었다고 폴은 회고했습니다.
["저희 부모님요? 아무도 우리 부모님처럼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지난 11일 78살의 나이로 영면한 폴 알렉산더.
그가 누워있던 호흡장치 옆에는 늘 부모님의 사진이 놓여 있었습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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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호 기자 (parkseokh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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