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장예찬 논란 등 위기감…여 ‘돈봉투’ 정우택 공천 취소
파문 우려 ‘문제 후보’ 정리…김현아·박일호 이어 세 번째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4일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정우택 후보(국회부의장·충북 청주상당·사진) 공천을 취소했다.
공관위는 이날 “정우택 후보에 대한 불미스러운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국민의힘이 강조해온 국민 눈높이 및 도덕성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안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공관위 결정은 한동훈 위원장 등이 속한 비상대책위원회 의결로 최종 확정된다.
정 후보가 자신의 지역구 사업가 A씨로부터 청탁과 함께 돈봉투를 받았다는 의혹은 지난 2월 지역언론인 충북인뉴스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정 후보 측은 그간 ‘2022년 10월 A씨에게 돈봉투를 받은 건 사실이지만 즉시 돌려줬고, 후원금 계좌를 통해 정식으로 후원하도록 했다’고 반박해왔다.
하지만 뉴스타파의 전날 보도에 따르면, 돈봉투 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정 후보 측은 A씨에게 정 후보 해명대로 언론에 진술해달라고 회유한 정황이 드러났다. 공관위의 이날 공천 취소 결정 직후 뉴스타파는 정 후보 측이 A씨에게 “의원님(이) 제일 필요한 건 현금”이라며 후원금 외 현금 상납을 요구한 정황도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정 후보 관련 추가 보도도 예고했다.
앞서 공관위는 지난 9일 정 후보가 돈을 받았다는 객관적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의 제기를 기각한 바 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당시 “의혹 제기 부분에 대한 어떠한 객관적 증거나 인과관계에 관한 증거가 없다고 봤다”고 밝혔다.
하지만 추가 의혹이 계속 제기되자 공관위도 더는 방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여러 가지 증거를 종합할 때 (당의) 도덕 기준에 맞지 않아 이렇게(공천 취소) 한 것”이라며 “(돈 받은 게 사실인지는) 수사·재판 절차에서 밝혀질 거지, 여기서 다룰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공관위는 해당 선거구에 서승우 전 대통령실 자치행정비서관을 우선추천(전략공천)했다. 충북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서 전 비서관은 앞서 청주청원 경선에서 김수민 전 의원에게 패했다.
정 위원장은 청주상당 경선에서 정 후보에게 패한 윤갑근 전 고검장 대신 서 전 비서관을 공천한 이유에 대해 “(윤 전 고검장이) 경쟁력이 없을 거라 봤다”며 “다른 사정도 있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서 현재까지 공천 결정이 취소된 총선 후보자는 정 후보를 포함해 3명이다. 공관위는 지난 2일 당협위원장 시절 시의원 등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고소된 김현아 후보(전 의원·경기 고양정) 공천을, 지난 8일엔 시장 재직 당시의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일호 후보(전 밀양시장,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공천을 각각 취소했다.
국민의힘에선 총선 후보들의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돈봉투 수수 및 회유 의혹이 불거진 정 후보 공천을 철회한 것도 여러 후보의 동시다발 논란이 민심 이반으로 번질 것을 우려해 뒤늦은 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중·성동을 경선에서 승리한 이혜훈 후보(전 의원)가 ‘경선 여론조사 거짓응답 권유 논란’이 인 단체대화방에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형동·박덕흠 후보는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다. 도태우·조수연·장예찬 후보의 막말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시스템 공천에 허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정대연·문광호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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