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호소' 아파트 경비원 사망 1년‥"억울하게 죽은 동료 기억해달라"

고병찬 2024. 3. 14.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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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일하던 경비노동자가 관리소장에게 갑질을 당했다고 피해를 호소하면서 숨진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이후 동료 노동자들은 관리사무소 앞에서 책임자의 사과, 그리고 해임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건 해고 통보였다고 하는데요.

그날 이후, 이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고병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70대 홍 모 씨가 동료와 함께 구호가 적힌 현수막과 손팻말을 챙깁니다.

두 사람이 향한 곳은 인근 아파트 정문입니다.

경비노동자로 일했던 곳입니다.

벌써 석 달째 매일같이 오가는 길입니다.

[홍 모 씨/해고 경비노동자] "<여기서 일주일에 몇 번 이렇게?> 일주일에 4번, 화수목금 아침 11시 50분부터 12시 40분까지…"

오늘은 현수막 하나가 추가됐습니다.

'고 박 모 경비반장의 1주기를 마음 깊이 애도한다'는 글귀를 적은 현수막입니다.

1년 전, 관리소장의 갑질을 폭로하며 자신이 일하던 아파트에서 숨진 그 노동자입니다.

[홍 모 씨/해고 경비노동자] "지금도 어떨 때는 자다가 벌떡 일어나요. 답답해서 그거 생각하다가 자니까…굉장히 화가 나요."

박 씨의 죽음에 분노한 동료 경비노동자들 30여 명은 그날 이후 진심 어린 사과와 관리소장 해임을 요구하며 집회를 이어왔습니다.

[2023년 3월 20일 뉴스데스크] "유족에게 사죄하고 즉각 물러나라!"

하지만 돌아온 건 계약 종료, 사실상 해고였습니다.

지난해 말, 관리소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측이 전체 경비노동자 76명 중 44명에게 더는 계약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겁니다.

표면상 이유는 '무인시스템 도입에 따른 인력 감축'이었지만, 해고된 노동자들은 '보복성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시 갑질 의혹을 받았던 관리소장은 여전히 해당 아파트에서 근무중입니다.

[관리소장(음성변조)] "<혹시 사과하실 의지 없으신 거죠?> 나가, 나가라고. 나가, 왜 사과해. 나가라고."

이젠 다른 아파트 경비복을 받거나 아예 은퇴하는 등 뿔뿔이 흩어졌지만, 이들이 여전히 이 아파트 정문에 서는 이유는 아직 받지 못한 사과를 받고 싶어섭니다.

[김기봉/해고 경비노동자] "정이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아무 관계도 없어요. 내 생각은 같은 직장 사람이 소장 갑질로 그렇게 죽었다, 마음이 변한 거죠 저희들도."

하지만 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의나 관리소장 모두 이들의 주장과 요구, 언론취재에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고병찬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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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문명배

고병찬 기자(kic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79985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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