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앞 의사들 "단 한 명도 돌아가신 분 없다"

서울시의사회 400명 규모 궐기대회
의협 전·현직 간부 수사에 "강압수사"
"전공의 자발적 저항운동 도운 것뿐"

[서울=뉴시스] 김남희 박광온 기자 = 서울시의사회가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의대 정원 증원·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비판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 붕괴를 넘어 이공계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며 "정치적이고 비과학적인 정책은 반드시 국민 의료비 부담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의대 정원 확대 철회 ▲필수의료정책패키지 철회 ▲의대 정원 확대 및 필수의료정책패키지 의료계와 원점 재논의 ▲국가적 혼란을 야기한 정책 책임자 문책 등을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들이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를 조장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데 대해서도 '강압 수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울시의사회장과 비대위원장님들을 매일같이 경찰청으로 불러 강압수사를 하고 있다"며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라 의사다. 우리도 국민이다"라고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약 400여명이 모였다. 경찰은 따로 인원을 집계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를 마친 직후 집회에 참석한 박명하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조직강화위원장은 "저는 당당히 조사에 응했고 강압적인 수사는 없었다. 당당히 맞서 싸우고 저의 소신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자발적인 저항 운동을 저희가 도와주는 것이 무엇이 잘못된 일이냐"며 "후배와 제자들이 정당한 저항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저와 서울시의사회 비대위는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공의 집단사직과 의대생 동맹휴학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 부회장은 "우리가 환자 생명을 위협한다고 해서 억울해서 학교와 병원을 떠났는데 생명 위해범이라고 한다"며 "단 한 명도 지금 돌아가신 분이 없다"고 말했다.

박종환 서울시의사회 각구협의회장도 "의사에게 안 좋지만 국민에게 좋은 정책이란 없다"며 "전공의와 대학 교수, 의대생, 제때 치료받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대한민국 국민들 모두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정책에 반발한 의료계의 집단행동은 약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의협 간부들에 대한 고발에 이어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한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 중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연세대 등 19개 의대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들은 오는 15일까지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대학병원 교수들까지 의료 현장을 이탈한다면 현장 혼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newsis.com, light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