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27조 원 '역대 최대'… 대전 월평균 41만

- 대전·세종 1인당 월평균 각각 41만 원·46만 원 지출

한 학생이 대전 서구 둔산동 학원가를 지나고 있다. 대전일보DB

지난해 사교육비가 27조 원을 넘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충청권에선 대전과 세종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로 40만 원이 넘는 금액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약 3000개교 학생 7만 4000여 명을 대상으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7조 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과 견줘 4.5%(1조 2000억 원) 증가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학생 수는 528만 명에서 521만 명으로, 7만 명(1.3%) 줄어들었음에도 사교육비 총액은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사교육비 총액 규모는 2021년 23조 4000억 원, 2022년 26조 원에 이어 3년 연속으로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지난해보다 5.8% 증가한 43만 4000원이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 전체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62만 80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전남이 27만 9000원으로 가장 낮았다.

충청권 전체 학생의 1인당 평균 사교육비는 37만 6000원이었다. 대전은 41만 원, 세종은 46만 5000원, 충남은 30만 8000원, 충북은 32만 1000원 등이다.

특히 고등학생 사교육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의대 열풍에 더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등이 입시 수요를 자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등학교 사교육비 총액은 7조 5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8.2% 늘었다. 2016년(8.7%)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초등학교 사교육비(12조 4000억 원)와 중학교 사교육비(7조 2000억 원)는 각각 4.3%, 1.0% 늘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2024년도 성과계획서'에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목표를 24조 2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9%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증가율도 지난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3.6%) 이내로 잡았다.

이와 관련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이날 논평을 내고 "사교육비 지출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정부가 심각한 입시경쟁은 방치하고 사교육 카르텔을 때려잡는다며 헛발질한 결과"라며 "사교육비가 증가하는 이유는 과도한 입시경쟁과 대학 서열화에 있다. 경쟁 위주의 입시라는 썩은 뿌리를 방치하고 말라가는 공교육 줄기를 살릴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킬러문항, 의대 증원, 늘봄학교 등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꽂힌 헛발질을 그만하고 입시경쟁 해소, 대학 서열화 해체를 위해 교육정책을 전면 전환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