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겨눈 찐윤·찐명… ‘국힘 김은혜 vs 민주 김병욱’ 분당을 [심층기획-4·10 총선 격전지를 가다]

구윤모 2024. 3. 1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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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이끌 적임자 뽑는다”
‘尹 참모’·‘李 7인회 멤버’ 출신 맞붙어
전통적 보수세 속 여론조사는 초접전
‘분당신도시 재건축’ 지역 최대 현안
두 후보 모두 “특별법 통과 성과” 강조
친윤(친윤석열)·친명(친이재명) 대표주자가 맞붙는 경기 성남분당을은 이번 4·10 총선 수도권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난 대선 당시 최측근그룹 ‘7인회’ 멤버였던 김병욱 의원과 윤석열 대통령 핵심 참모 출신의 국민의힘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서로를 향해 칼끝을 겨눴다. 두 예비후보 모두 지역 최대 현안인 분당신도시 재건축을 이끌 적임자를 자처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14일 성남 분당구 정자동에서 만난 시민들의 표심은 다양했다. 김병욱 후보 지지층은 ‘현역 프리미엄’과 ‘인물론’을 주로 주장했다.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에서 김병욱 후보가 재선을 이뤄낸 실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자동에서 20년 넘게 살고 있다는 이순복(48)씨는 “이곳에서 아이를 키우며 살았는데, 김병욱 의원이 재선하는 동안 학교 체육관 건립 같은 교육 관련 정책을 잘해왔다”며 “김은혜씨보다 지역을 더 잘 알고, 아무래도 3선을 하면 분당 재건축 문제를 포함해서 일을 더 잘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선을 이룬 김병욱 후보지만, 지역의 확고한 보수세는 언제나 부담이다. 분당구가 갑·을로 나뉜 16대 총선부터 이 지역에서 한나라당 임태희 후보(현 경기도교육감)가 내리 3선에 성공했다. 18대 선거 땐 임 후보의 득표율이 71%를 넘겼다. 최근 두 차례 총선에서 김병욱 후보가 당선됐음에도, 지난 대선에선 주민들의 표심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쏠렸다.

정자동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라고 본인을 소개한 한모(34)씨는 “어렸을 적 이곳은 어른들이 ‘임태희’라는 이름만 보고 찍던 동네였다”며 “최근에 이사 온 사람들은 몰라도 이 지역에서 오래 살며 발전 과정을 지켜본 사람들은 여전히 보수 후보를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민주당 공천 파동에 따른 지지층 이탈 분위기도 감지됐다. 지난 두 번의 총선에서 모두 김병욱 후보에게 표를 줬다는 안동선(63)씨는 “이번 민주당 공천을 보면서 실망을 많이 했다. 김병욱이 아니라 이재명이 싫어서 이번엔 2번을 찍겠다. 주변에서 김은혜씨가 열심히 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면서 “내가 정자1동 주택에 사는데, 주변 사람들 모두 재건축이 최대 관심사다. 재건축 잘할 것 같은 사람을 뽑겠다더라”라고 민심을 전했다.
하이파이브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경기 성남분당을 예비후보(왼쪽)가 지난 6일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서 시민과 손뼉을 맞대고 있다. 김병욱 예비후보 캠프 제공
실제로 이번 성남분당을 선거의 최대 화두는 분당신도시 재건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 모두 지난해 말 ‘1기 신도시 재건축 특별법’(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국회 통과의 공을 자신에게 돌리며 우위를 부각하고 나섰다.
김병욱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으로 여야 반대를 뚫고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김은혜 후보가 법안을 발의하긴 했지만,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했으니 책임진 게 없지 않으냐”면서 “무게감 있는 3선 의원, 국회 국토위원장이 돼서 재건축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겠다는 점을 주민들에게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눈높이 인사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 성남분당을 예비후보(왼쪽)가 최근 지역 주민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은혜 예비후보 캠프 제공
김은혜 후보는 세계일보에 “재건축 선도지구 전국 최다 지정이 제1 공약이다. 제가 21대 국회에서 최초로 발의했던 이른바 1기 신도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대통령실 홍보수석으로 근무하며 지속해서 요청했던 안전진단 면제를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했다”며 “민주당은 윤석열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를 총선용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지 않았나. 제가 정부, 국토부 장관, 성남시장과 원팀을 이뤄 분당 지역 재건축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초접전 양상을 보이며 ‘끝장 승부’를 예고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 의뢰로 지난 9일 성남분당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김병욱 후보와 김은혜 후보는 각각 43.6%, 42.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JTBC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메타보이스가 10∼11일 성남분당을 거주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선 김은혜 후보 44%, 김병욱 후보 40%의 지지율이 나왔다. 두 조사 모두 오차범위(±4.4%)에 들어오는 결과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성남=구윤모 기자, 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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