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돈 받고 위험물건을…'수원 전세사기' 공인중개사도 한패였다
수원 전세 사기 사건을 벌인 일당이 가로챈 전세 보증금은 722억원에 달하고 피해자는 200명이 넘습니다. 피해가 이렇게 커진 것은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 65명이 사기 공범 역할을 하며 범행을 도와줬기 때문인데, 이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정해성 기자입니다.
[기자]
갑자기 달리기 시작하는 이 남성, 뒤로 피해자 수십 명이 쫓아갑니다.
[우리 보증금 어떻게 하려고! 지금 용서를 구해야 할 거 아니야! 돈 내놓고 가, 돈!]
지금까지 추산 피해액만 722억 원에 달하는 '수원 전세사기' 사건 피의자 정모 씨입니다.
사건 발생 당시 JTBC는 지역 공인중개사들이 사기에 가담한 정황을 파악했습니다.
[임대인 정씨 측 직원/2023년 10월 : 채권이 잡혀 있는 건물이어도 얘네(중개사)들은 군소리 없이 다 소개했어요. (우리가) 회식도 시켜주고.]
[A씨/공인중개사 (2023년 10월) : 수수료를 더 주겠다, 이렇게 하면서. 무조건 관행이에요. 우리 지역뿐만이 아니고요.]
그리고 오늘(14일), 경기도 특사경은 중개사 등 부동산 관계자 65명이 정씨에게 '뒷돈'을 받았다고 발표했습니다.
[고중국/경기도청 토지정보과장 : 고액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임대가 어려워지자 많게는 법정보수 16배에 해당하는 건당 500만원을 지급했고.]
임대인 정 씨 측이 중개사들과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성공보수를 내걸었던 거로 확인됐습니다.
[B씨/공인중개사 (단체 대화방 참여자) : (성공보수가) 월세는 100만원에서 150만원. 전세는 300만원에 많으면 500만원까지 책정이 됐었어요.]
돈을 보고 몰려든 중개사들은 정 씨 물건이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중개했습니다.
심지어 "임대인이 수원 재력가여서 보증금은 안심해도 된다"고 임차인들을 적극 설득했습니다.
집 구할 때 먼저 찾는 공인중개사가 범죄에 가담하면 세입자들은 피할 길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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