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왼손 150km 파이어볼러의 KKKKKKK…크로우 스쿨 지분 있나, 2G ERA 2.84 ‘다저스·SD 나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스플리터를 유인구로 써도 스트라이크 존에서 떨어뜨려라.”
KIA 에이스 윌 크로우(30)는 지난 2월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에서 유독 이의리(22)의 불펜 투구에 관심을 크게 가졌다. 당시 크로우는 “다른 투수들의 투구를 보는 걸 좋아한다. 다른 투수들의 투구를 보면서 나도 배운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이의리가 던질 때 유독 눈빛이 반짝거렸다.
크로우는 국내 투수들을 붙잡고 이런저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의리에겐 새롭게 익힌 스플리터를 유인구로 써도 스트라이크 존에서 떨어뜨리라고 했다. 이밖에 양현종의 경기운영능력을 배우면 좋을 것 같다고 추천하기도 했다.
이의리는 올 겨울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캠프에서 1달간 제대로 ‘유학’했다. 그리고 두 가지 결심을 했다. 우선 체인지업 그립을 쥐는 방법을 바꾸기로 했다. 또 하나는 스플리터 장착이다. 왼손투수가 패스트볼이 150km에 육박하는 것만으로도 유니크한데, 변화구 품질을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기존 슬라이더, 커브까지 감안하면, 이번 업그레이드 시도가 사실상 KBO리그 NO.1 좌완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다. 이의리는 캔버라, 오키나와 캠프에서 부단히 연습했다. 오키나와에선 연습경기에 한 차례 등판, 1이닝 2피안타 3탈삼진 1볼넷 무실점했다.
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시범경기 첫 등판에 나섰다. 2⅓이닝 3피안타 4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단, 5명의 피출루로 보듯, 완벽한 투구는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1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구원 등판해 4이닝 3피안타 7탈삼진 2볼넷 무실점했다. 더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투구수를 66개까지 끌어올렸다. 이날 등판을 끝으로 자연스럽게 17~18일 열릴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LA 다저스와의 서울시리즈 스페셜매치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의리가 확연히 달라졌음을 보여줬다. 7개의 탈삼진을 보면, 스트라이크 존에서 확연히 벗어났는데 두산 타자들이 속은 장면은 거의 없었다. 강승호에게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았는데, 낙차가 상당히 컸다. 중계방송사의 느린 그림상 손가락과 손가락의 간격이 넓었다. 새롭게 익힌 체인지업인 듯하다.
그런가 하면 우타자 몸쪽으로 스플리터를 던져 삼진을 잡는 모습, 좌타자 조수행에게 몸쪽으로 체인지업을 던져 삼진을 잡는 모습 등 다양한 구종으로 좌우타자의 몸쪽, 바깥쪽을 모두 공략하는 모습이 나왔다. 좌타자 조수행에게 몸쪽 낮은 코스의 패스트볼로 삼진을 잡자 조수행이 순간적으로 혀를 내둘렀다. 변화구 위닝샷이 계속 들어오니, 조수행으로선 그걸 생각했을 수 있다.
이렇듯 이의리에게 선택지가 넓어진 느낌이다. 신구종 효과가 분명한 듯하다. ‘크로우 스쿨’의 지분이 있어도 좋은 일이다. 물론 9일 NC전도 이날 두산전도 볼넷 2개를 내줬다. 그러나 실점을 하지 않았다. 볼넷을 내주지 않는 투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정재훈 투수코치는 이의리의 제구 기복을 심리적인 부분으로 해석한다. 캔버라 캠프 당시 “의리가 APBC에서 제구가 흔들렸나요?”라고 되물었다. 건전한 긴장감을 좀 더 갖는 국제대회서 오히려 제구 기복이 없었다는 건, 리그에서의 그것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의리는 샌디에이고 혹은 다저스를 상대로 1경기 정도 등판해 1이닝 정도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팀 코리아에서 17명의 투수가 나가니 개개인이 많은 이닝을 던지지도 않는다. 기왕이면 중심타선, 강타자들과의 정면 승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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