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핫플-김해 갑] “이번엔 꼭 좀 바꿔주세요” “힘 있는 4선 만들어 주길”
-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이자 묘역
- 여야에 정치적 상징성 큰 지역
- 박성호, 김해의생명원장 역임 등
- 현안에 밝아…행정경험도 풍부
- 민홍철, 지난 총선서 과반 득표
- 성실한 의정활동 주민 호감도 커
5일장이 열리는 14일, 경남 김해진영전통시장을 국민의힘 박성호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민홍철(3선) 후보가 잇따라 찾았다. 시장을 먼저 찾은 민 의원은 나물을 파는 70대 할머니에게 “어머니 겨울철에 시금치 잘 팔립니까?”라고 인사를 건네자, “잘 안 나가지”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에 민 의원은 “경제가 어려워서 그렇다. 경제를 확실히 살려드리겠다. 큰 인물로 만들어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60대 여성이 민 의원을 붙잡고 “선거운동을 도와주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됩니까”라고 묻자, 민 의원은 전화번호가 적힌 선거명함을 건네며 “여기 전화하면 됩니데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비슷한 시각 박 후보는 부인과 함께 시장을 찾았다. 그는 60대 생선가게 상인의 손을 꼭 붙잡고 “저 또 왔습니다. 이번에 국민의힘 후보가 됐는데, 꼭 좀 (국회의원을)바꿔주셔야 됩니다”고 말했다. 평상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 40대 주민에게 다가가 “저도 한잔 주세요”라며 막걸리를 받아 벌컥벌컥 들이켰다. 이 주민은 “잘해 봅시다. 2번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낙동강 벨트의 한 축인 경남 김해갑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묘역이 있는 곳으로, 여야 모두에게 정치적 상징성이 큰 곳이다. 2004년 갑·을로 분구되기 전인 16대 총선(2000년)까지만 해도 보수 텃밭 이미지가 강했지만, 김해가 고향인 노 전 대통령 영향으로 2016년 20대 총선부터 진보정당이 우위를 보여왔다.
민주당 최초로 경남에서 4선에 도전하는 민 의원은 김해고(4회)와 부산대 법대를 졸업했다. 당내 도전자 없이 일찌감치 본선에 뛰어들어 표밭을 다지고 있는 그는 성실하게 의정활동을 하며 지역구 사업을 챙기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대 총선에서는 48.33% 득표율로 가까스로 이겼지만 20대 총선 55.96%, 21대 총선 51.06% 등 과반 득표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가장 최근의 선거인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각각 3.09% 포인트(p), 14.59%p 차로 이기면서 이번 총선 승자는 예단하기 어렵다.
최근 치열한 당내 경쟁을 뚫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박 후보는 김해고(9회)와 경찰대 졸업 후 경남도 행정부지사,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분권실장 등 풍부한 행정경험이 강점이다. 출마 직전까지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장을 맡아 김해 현안 파악 및 미래 청사진 구상 등을 해 왔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시장예비후보로 나선 것이 약점으로 작용했지만, 이번 경선에서 공천장을 거머쥐면서 대부분 희석됐다는 평가다.
지역 정가에서는 김해갑 전체 선거인 수(21대 기준, 21만9863명)의 26.9%를 차지하는 북부동 표심이 캐스팅 보트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가장 번화가인 북부동과 진영읍 민심은 반반이었다.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50대 여성은 본인을 민주당 지지자라고 소개하면서도 “민주당이 너무 오래했다. 이번에는 국민의힘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리에서 만난 60~70대 어르신 세분은 일제히 ‘야당독재’를 심판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야당은 정부에 무조건 반대하고 아무 것도 아닌 걸로 탄핵하려고 한다”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김해갑에서 밀집도가 두 번째로 높은 진영(21대 기준 전체 인구수 18.77%)에서는 민 의원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더 많이 들렸다. 진영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던 50대 주민은 “나는 민주당 지지자다. 민홍철 의원께서 그간 의정활동 잘하시고 지역발전을 위해 열심히 하셨다”고 했다. 시장에서 떡집을 운영하고 있는 60대 사장은 민 의원에 대해 “아주 잘하고 계신다. 지역행사에도 잘 참석하시고 지역의 발전에도 많이 기여하고 계신다”고 지지의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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