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유화 시도” vs “직급 유연화 조치”…유한양행, 회장 직제 신설 놓고 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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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소유주는 사회다. 단 그 관리를 개인이 할 뿐이다."
이 말대로 유한양행의 창업주 고(故)유일한 박사는 기업의 이윤추구를 통한 사회환원을 제1의 가치로 삼았다.
유한양행 현 경영진의 회장과 부회장 직제 신설 등을 두고 기업 사유화 시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하지만 2022년 1월 유 이사가 임기만료를 이유로 유한재단 이사에서 제외되고 유한양행의 최대주주인 유한재단 이사회마저 유한양행 전·현직 직원들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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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직원 반발… 본사 앞 트럭시위
주주들에 전자투표로 반대 독려
故 유일한 박사 손녀 유일링 이사
“기업은 사회의 것… 조부 신념 위배”
“기업의 소유주는 사회다. 단 그 관리를 개인이 할 뿐이다.”
이 말대로 유한양행의 창업주 고(故)유일한 박사는 기업의 이윤추구를 통한 사회환원을 제1의 가치로 삼았다. 또 이러한 창업자의 신념에 따라 시작한 전문 경영인 체제는 지금까지 이어지는 유한양행의 전통이다.
하지만 오늘날 국내 1위 제약업체로 성장한 유한양행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내홍에 휩싸였다. 유한양행 현 경영진의 회장과 부회장 직제 신설 등을 두고 기업 사유화 시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시위의 시작은 15일 예정된 정기 주총에서 경영진이 회장과 부회장 직제를 신설하는 정관변경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며 촉발됐다. 일부 직원들은 이정희 현 이사회 의장이 회장직에 앉기 위해 직제를 신설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주주들에게 전자투표를 통한 반대를 독려하고 있다.
1926년 창립한 유한양행 역사에서 회장에 올랐던 사람은 유 박사와 측근인 연만희 고문뿐이었다. 이번 주총에서 회장직제가 신설되면 유한양행에 28년 만에 회장이 재탄생한다. 업계에선 사실상 유한양행의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는 이 의장을 유력한 회장 후보로 보고 있다. 2015년 유한양행 대표이사에 취임한 그는 전 대표들이 임기가 끝나면 은퇴했던 것과 달리 이사회 의장으로 실력을 행사해 왔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번 논란의 시작을 유 박사의 유일한 후손(손녀딸)인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가 유한재단 이사회에서 제외되면서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그간 유한양행은 유 이사 등 가족들이 관여하는 유한재단과 유한양행 경영진 간 견제와 균형을 통해 유지돼 왔다. 하지만 2022년 1월 유 이사가 임기만료를 이유로 유한재단 이사에서 제외되고 유한양행의 최대주주인 유한재단 이사회마저 유한양행 전·현직 직원들로 채워졌다.
유 이사도 한 언론을 통해 “회장직 신설은 ‘기업은 사회와 직원의 것’이라던 할아버지 유지에 어긋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 시위에 참석한 직원들은 유 이사의 유한재단 이사장직 재선임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직제 개편에 대해 “글로벌 제약 회사로 나아가기 위해 직급을 유연화하려는 조치”라는 입장이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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