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포·고문 명령도 무죄”…3·15의거 가해자 처벌은 ‘미미’
[앵커]
내일(15일)은 이승만 정부의 부정선거에 항거한 우리나라 최초의 유혈 민주화 운동, 마산 3·15 의거가 일어난 지 64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KBS가 당시 사건 관련 판결문 확보해 분석한 결과, 가해자 대부분은 무죄를 선고받거나 감형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도에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북마산 파출소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의 총격에 희생된 전의규 열사.
당시 나이 열여덟이었습니다.
정보기관의 감시에 가족들은 전 씨의 이름조차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습니다.
[전막내/전의규 열사 동생 : "저놈들이 또 얼쩡거리는 것 같다고. 그러니까 작은 오빠가 엄청 두려워하고 무서워했어요, 늘. 밖에 못 나가겠다고 하면서."]
3·15 의거 당시 경찰의 총칼에 숨진 시민은 16명, 부상자는 100여 명에 이르지만, 가해자 대부분은 무죄나 감형을 받았습니다.
KBS가 입수한 당시 마산경찰서장의 판결문입니다.
실탄을 군중에게 발사해 상처를 입혔을 뿐, 살해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며 징역 3년 6개월이 선고됐습니다.
시민 4명을 숨지게 한 혐의는 고의 또는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봤고, 이후 살인미수 혐의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났습니다.
시위대에 무차별 발포한 경찰서 주임은 무기 징역에서 징역 7년으로 감형됐고,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찰관 4명도 이듬해 가석방됐습니다.
[조유묵/진실화해위원회 3·15 의거과장 : "발포 명령을 누가 내렸는지, 어떤 경위에서 발포가 이루어졌는지 이런 과정들이 제대로, 사실은 지금까지도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국가기록원에서 재판 기록을 확보해 가해자들이 어떤 처벌을 받았고, 범죄 사실에 나타난 의거의 참상 등을 추가로 확인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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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원 기자 (pr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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