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역대급' 사교육비…EBS·늘봄이 대안될까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가 27조 원을 넘어 역대 최고 기록을 3년째 갈아치웠습니다.
증가폭은 조금 줄었지만, 물가상승률 이내로 사교육비를 잡겠다던 목표는 다시 내년으로 미루게 됐는데요.
어떤 과제를 풀어야 할지, 교육부 출입하는 황대훈 기자와 살펴봅니다.
먼저, 오늘 발표된 사교육비 통계부터 정리해 보죠.
황대훈 기자
지난해 교육부가 올해는 사교육비 총액 줄여보겠다, 못 해도 상승 폭을 물가상승률 아래로 잡아보겠다 했었는데요.
사교육비 총액은 27조 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 2천억 원 늘었습니다.
비율로는 4.5퍼센트 증가해서 물가상승률 3.6퍼센트를 웃돌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지난해 제시한 목표 두 개를 모두 이루지 못 한 셈입니다.
학생 수는 528만 명에서 521만 명으로 7만 명 감소했는데, 총액은 늘었으니까 1인당 사교육비 당연히 늘었겠죠.
5.8퍼센트 증가한 43만 4천 원이고요.
사교육을 받는 학생으로만 좁혀보면 55만 3천 원입니다.
특히 고등학생 사교육비 총액이 7조 5천억 원으로, 8.2% 늘면서 7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보였습니다.
월평균 70만 원 이상 쓰는 학생 비중도 2.9퍼센트 늘어서 22퍼센트가 됐는데요.
70만 원 이상 구간이 통계를 낼 때 가장 지출이 많은 구간인데, 그런데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은 이런 돈을 쓰고 있는 겁니다.
지역별로는 역시 서울이 1인당 월평균 62만 8천 원을 써서 지출이 가장 많았습니다.
가장 낮은 전남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반면, 일부 긍정적인 조짐도 있었는데요.
중학교는 사교육 참여율과 시간 모두 감소했는데,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2016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입니다.
서현아 앵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43만 원인데, 실제 현장에선 부담이 더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요.
황대훈 기자
그렇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대치동 학원가 학생들에게 직접 물어봤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학원을) 7개는 가는 것 같아요. 다 통합해서 400만원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저는 450만 원 정도."
"국어 영어 수학하고 탐구 2개 해서 5개 하고 관리형 독서실까지 하나…한 500만 원? 500만 원 조금 넘는 걸로 알고 있어요."
보신 것처럼 평균치보다 훨씬 큰 액수들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실제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으로 대상을 추리면, 사교육비 지출은 훨씬 올라가는데요.
사교육 물가 자체가 오르고, 참여 시간이나 비율도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의대 열풍이라든지 대입개편 같은 변화에 편승해서 사교육 업계들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이로 인해 수험생들의 불안이 가중된 점도 사교육비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교육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황대훈 기자
일단은 증가폭이 둔화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반드시 사교육비를 낮추겠다고 말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배동인 정책기획관 / 교육부
"저희가 기본적으로 내년에 목표로 하는 거는 반드시 올해보다는 줄이겠다는 겁니다. 금액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내년에는 반드시 줄이겠다라는 이런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교육부가 이렇게 얘기하는 건 지난해 도입했던 종합대책 가운데 아직 정책 효과가 제대로 안 나타난 것들이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늘봄학교입니다.
지난해는 시범 사업에 그쳤잖아요.
올해 상반기 2,700개교, 하반기에는 전체 초등학교로 확대되는데, 이러면 최소한 하루에 학원 가는 시간 2시간씩은 공교육이 흡수할 것이기 때문에 돌봄 사교육비는 확실히 줄어든다는 계산입니다.
중고등학교에선 EBS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올해 중학생들의 사교육비 지출이 상대적으로 낮았는데요.
교육부는 70만 원 상당의 EBS 중학 프리미엄을 전면 무료화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EBS 중학 프리미엄의 사용자가 1만 명대에서 31만 명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인데요.
이 정책이 효과를 보니까 덩달아 중학교 진학을 앞둔 초등학교 6학년의 경우에는 전 학년에서 유일하게 사교육비 규모가 감소했다는 설명입니다.
교육부는 초등학교에서는 늘봄학교, 중학교에서는 EBS 중학 프리미엄, 고등학교에서는 EBS 인공지능 학습시스템 단추 프로그램을 고도화하고 화상 멘토링까지 제공해서 사교육비 부담을 덜겠다는 입장입니다.
킬러문항 배제, 공정수능 확립 같은 정책들은 다소 급하긴 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공교육을 정상화시키는 쪽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낼 거라는 게 교육부의 설명입니다.
서현아 앵커
앞으로 추가될 관련 대책은 어떤 게 있습니까.
황대훈 기자
사교육비 통계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작업들이 예고돼 있는데요.
영어 유치원을 비롯한 영유아 사교육비는 현재 조사가 안 되고 있죠.
교육부가 앞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는데 올해 하반기에 시험 조사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재수생 포함한 N수생 사교육비도 통계에 안 잡히는 수치죠.
이거는 지금 조사 연구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단계라고 합니다.
어디까지를 N수생으로 볼 것인지 개념을 정의하는 것부터 상당히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고요.
이번에 사교육 카르텔 감사 결과, 현직 교사들의 조직적인 문항 판매 그리고 평가원의 허술한 출제 관리 문제가 드러났는데, 3월 말 수능기본계획 발표하지 않습니까?
이런 부분에 대한 대책까지 포함해서 같이 발표할 예정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국민들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촘촘한 대책 마련이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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