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뉴스만 보면 즐겁다”…‘GTX 호재’에 동탄 아파트값 ‘들썩’

김선영 2024. 3. 1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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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새 1억↑… 22억 신고가 거래
투자 수요 몰리며 ‘갭투자’도 꿈틀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 상승 ‘한 몫’
2기 GTX 김포·인천·원주도 ‘반색’
“개통까진 장시간… 투자 신중 필요”

2020년에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 30평대 집을 마련한 김모(65)씨는 “요즘 부동산 뉴스만 보면 즐겁다”고 웃었다. 한때 치솟던 집값이 허무하게 떨어지면서 마음을 졸였던 그다.

김씨는 “지난해에 매매가보다 내려간 집값에 집을 팔아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면서 “그래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바라보고 버텼는데, 최근 좋아지고 있는 동탄 부동산 분위기를 보면 잘했구나 싶다”고 말했다.
오는 30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수서~동탄 구간 개통을 앞두고 집값이 오르고 있는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한 대단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오는 30일 GTX-A노선 수서∼동탄 구간이 개통되면서 동탄신도시의 ‘교통 호재’ 효과가 부동산 ‘신고가’ 소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GTX 개통으로 인해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에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도 성행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지난달 GTX-D‧E‧F 신설 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2기 GTX 추진 지역의 부동산도 꿈틀대는 양상이다.

◆‘교통 호재’에 들썩이는 동탄신도시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동탄2신도시 동탄역 인근 ‘동탄역 롯데캐슬’ 주상복합아파트 전용면적 102㎡형은 지난달 22억원(34층)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9월 신고된 직전 거래가가 21억원으로, 5개월여 만에 1억원이 뛰었다. 현재 호가는 최고 23억원대로, 서울의 마포구 등과 비교해도 낮지 않다. 지난 1월 거래된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114㎡형 가격은 21억2000만원(21층)이었다. 지난달에는 같은 전용면적 22층이 21억8000만원에 팔린 바 있는데 여전히 동탄역 롯데캐슬 신고가보다는 낮다.

최근 아파트 매매가 하락과 전셋값 상승으로 매매가와 전셋값 격차가 줄어든 가운데 동탄신도시에서는 갭투자도 줄을 잇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최근 6개월간 전국에서 갭투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동탄신도시가 위치한 화성시였다. 이 기간 이뤄진 2887건의 주택 거래 중 5.4%인 157건이 갭투자였다. 특히 동탄1신도시와 동탄2신도시에서 최근 3개월 동안 46건의 갭투자가 이뤄졌다.

아실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토대로 아파트 매매가 이뤄진 뒤 3개월 이내에 전월세 계약이 체결되면 갭투자로 분류해 집계했다. 일반적으로 전월세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아파트를 매수한 것도 갭투자로 보지만, 이런 사례는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적잖은 거래가 형성된 것이다.
동탄신도시 갭투자의 특징은 소액 투자다. 동탄숲속마을모아미래도1단지(전용 84㎡)는 지난해 12월 매매가 4억8500만원, 전세가 4억3600만원으로 4900만원의 갭이 발생했다. 반송동 동탄시범다은메타역롯데캐슬(전용 84㎡)의 경우 매매가 6억2000만원, 전세가 5억2000만원으로 1억원 차이다.

동탄신도시에 대한 갭투자 성행은 GTX-A노선 개통 영향이 크다. 일반 지하철의 3배 속도로 달리는 GTX는 수서와 동탄을 19분, 오는 6월 구성역이 개통되면 21분 만에 오가게 된다. 같은 거리 출퇴근 시간 기준으로 버스 90분, 승용차 70분가량이 걸리는 이동시간이 크게 단축되는 것이다.

또한 GTX 개통 호재와 함께 최근 아파트값은 내린 반면, 전셋값은 오르면서 매매가와 전셋값의 격차가 줄어든 것도 갭투자 증가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58.9%였던 화성시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은 지난 1월 63.2%로 올랐다.
◆2기 GTX 추진 지역도 ‘교통 호재’에 반색

2기 GTX 추진 지역도 부동산 시장 분위기에 반색하고 있다. 경기 김포시는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조사에서 6주 연속 상승세이며, 강원 원주·춘천은 2월 초부터 4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GTX-D‧E 노선에 동시 포함된 인천지하철 1호선 작전역 일대에서 분양한 신규 단지가 GTX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작전역에서 가까운 곳에 지난 1월 공급된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계양’은 정당계약 시작 이후 24일 만에 100% 계약률을 기록했다. 대규모 신규 아파트 공급도 예정되면서 GTX효과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롯데건설은 오는 4월 인천 계양구 효성동 일원에서 총 3053가구 규모의 ‘계양 롯데캐슬 파크시티’를 분양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GTX는 대형 사업이어서 실제 개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사업단계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며 “착공 전·후 및 개통 시점 때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어 실수요자 외 외지투자자들도 관심을 갖는 호재”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부동산 투자를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2021년 GTX-C 노선 정차역에 인덕원역이 포함되면서 8억~9억원하던 그 지역 아파트가 2배 이상까지 올랐지만, 작년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면서 반토막이 났다”면서 “GTX와 같은 대형 교통망은 재원마련 등에 있어서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예비타당성 조사와 착공, 개통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투자만을 위한 매수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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